올해는 경기 정명 천년의 해이다. 경기도는 수도 서울을 둘러싸고 있지만 서울의 흐름에 따라 부침을 많이 겪은 것도 사실이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고 다가오는 천년은 지난 천년과는 다른 역사를 써내려가겠다는 뜻으로 슬로건도 ‘경기 천년, 대한민국을 품다’로 정하고 기념을 하는 것으로 안다. 서울의 배후지역이 아닌 한국의 중심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지나간 천년을 회고하는것도 중요하지만 다가오는 천년을 준비하는 것 또한 중요할 것이다. 경기도가 품고 있는 대부분의 지자체는 지난 천년동안 보지 못했던 성장을 지난 40여년에 걸쳐 압축하며 시로 승격하였다. 각 지역들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그 속에 사람들도, 풍경도 변하고 있다. 이제 다가오는 천년을 준비하며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지역 시민들이 경기도민으로서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가지는 것일 것이다. 이를 위해 경기도도 먼 과거의 문화유산을 보존하여 후대에 물려주는 것과 더불어 동시대인으로 공유의 기억을 담고 있는 다양한 자료들을 미래유산으로 선정하여 소중하게 가꾸어 나갔으면 한다. 미래유산을 지정 논의중에 공유하는 기억의 확인과 정체성에 대한 관심은 지역 사회에 또다른 성숙의 기회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다.
경기도는 남북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농촌과 도시 지역이 공존하고 각 지자체의 크기도 다양하여 서울처럼 일괄적으로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미 시행하고 있는 서울의 성과를 면밀히 살펴보고 경기도형 미래유산 사업으로 발전시켜야 할것이다
필자가 살고있는 광명지역에도 시민들이 미래유산으로 가슴에 담고 있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지금은 초라하고 낡은 곳이지만 우리의 추억이 담긴 곳일수도 있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화했지만 새로운 세대들이 힘차게 살을 꾸려가고 있는 거리일 수도 있다. 더듬어보면 광명시에서도 지난 2000년대 중반 서면초등학교 등 몇 곳을 기념하는 표석비를 세웠던 적이 있었으나 관 주도하에 선정하여 설치하여 미래유산이 전제해야할 시민들과 기억을 공유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다.
다소 늦은 감도 있지만 이제라도 거리로 나가 시민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며 우리 지역의 미래유산으로는 무엇이 기억속에 있는지 알아보고 기억의 공유방안을 여기에서부터 만들어봐야겠다. 역사는 우리랑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
양철원 광명시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