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하며 아이 키우기 행복한 나라를 위한 핵심과제’를 발표했다. 제목에서부터 맞벌이 가정에서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을 담고 있어서 눈길이 간다. 이번 대책은 ‘주거지원’과 ‘출산·육아 지원’ 두 분야로 나누어 진행된다. 주거지원은 혼인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가 신혼집 마련에 있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신혼집은 신랑 측에서 마련한다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이 있어서 양가의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신혼부부와 청년, 한부모 가정의 주거지원을 위해 주변 시세보다 20~30% 저렴한 신혼희망타운 아파트를 2022년까지 총 10만 가구 공급하기로 했다. 대출조건과 금리 등이 파격적이어서 다른 걸림 요인이 없다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만 6세 이하 자녀를 키우는 싱글맘·싱글대디에게도 동일한 혜택을 준다는 점이다. 비혼으로 자녀를 혼자 키우는 경우가 늘어나는 현실을 반영했다. 아울러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방안까지 함께 추진된다. 또한 청년층을 위한 임대주택 규모를 더 늘리고 금융지원도 대폭 확대된다. 국토부는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 임차보증금과 월세를 대출해주는 청년 전용 보증부 월세대출 상품을 출시하여 내 집 마련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로 했다.

출산·육아 지원도 매우 긴급한 문제다. 맞벌이 가정에서 자녀 양육의 어려움 때문에 아예 출산을 기피하거나 한 자녀 출산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국가가 맞벌이 부모가 마음 놓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급격하게 낮아지는 출생아 수 감소에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이돌봄서비스 혜택이 확대되고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의 근로시간 단축도 개선됐다. 남성의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마련됐고 더 나아가 향후 부모 동시 육아휴직도 가능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남성이 직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 저출산·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면서 인구감소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인구정책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특히 출생아수 30만 명 대 선이 무너질 위기에 놓여 있어 정부의 이번 대책은 그런 절박감 속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 문제는 국가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사안이다. ‘일하며 아이 키우기 행복한 나라’는 기본적으로 아이를 낳으면 국가가 책임진다는 인식이 전제되어야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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