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감이라는 것│조영권│자연과 생태



언뜻 도감은 생물 사진 몇 장과 정보 몇 줄을 담은 단순한 책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사진 몇 장에 담긴 노력, 정보 몇 줄에 담긴 세월, 시간과 공을 들여서 쌓은 지식을 사람들과 나누려는 마음을 헤아린다면 도감은 결코 단순한 책이 아니다.

도감은 사진 한 컷을 찍고자 밤낮으로 자연 구석구석을 헤매는 사람, 정보 한 줄을 확인하고자 수백 년 된 문헌까지 추적하는 사람, 앞선 사람이 숱하게 고생하며 모은 자료를 귀한 유산으로 여기며 공부하는 사람, 이를 바탕으로 정보를 한층 발전시키는 사람 그리고 수많은 사람이 이어 온 이런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자료를 하나하나 엮어 내는 사람 등의 노력이 담긴 것이다.

이 책은 오랜 세월, 한결같이 생물 도감을 펴낸 저자가 도감이 추구해야 할 이상과 딛고 선 현실을 여러 측면에서 꼼꼼히 분석한 책이지만, 이 모든 내용 바탕에는 도감이라는 쉽지 않은 길을 함께 걸어 온 사람들을 향한 고마움, 앞으로도 함께 길을 밝히며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깔려 있다. 그리고 이는 도감 저자, 독자, 편집자에게 이 책을 권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도감이라는 것’은 지난 세월과 경험을 바탕으로 ‘책’으로서 도감 뜻과 가치를 살피고, ‘상품’으로서 도감 특성과 출판 과정을 정리했다. 이 책은 독자, 저자, 편집자에게 건네는 도감 설명서이자 함께 도감 본질과 나아갈 길을 생각해 보자는 제안서이기도 하다. 값 1만2천 원.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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