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주차장 관리요원, 하루종일 떙볕아래서 車 주시… 휴식공간선 선풍기도 못 틀어
소방관, 방화복·장비 무게 25kg '훌쩍'… 내부온도 50도 육박하는 수준
급식실 조리실무사, 조리기구 켜면 온도 상상 이상… 요리 끝나면 땀으로 옷 다 젖어

“에어컨 바람이요? 꿈도 못 꿉니다”

지난 10일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위치한 장다리길 노상주차장에서 근무 중인 이모(75)씨는 조그마한 박스 형태의 철제 가설건축물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해당 박스는 노상주차장 요원이 들어가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박스 내부에는 책상과 옷걸이 등만 있고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 한 대도 찾아볼 수 없었다.

내부에 전기설비는 있었지만 외부 전기를 끌어와야 해 전기 사용마저 불가능했다.

이날 수원지역의 최고기온은 35도를 기록했음에도 노상주차장 관리 요원들은 땡볕 아래 폭염 속에서 근무해야 했다.

더욱이 업무 특성상 주차 차량들을 계속 주시해야 해 밖에서 상주해야 했다.

이씨는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근무하는데 그늘이 있는 곳을 찾아다닐 수 밖에 없다”며 “선풍기라도 설치해서 잠시라도 시원하게 쉴 수 있는 곳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매일같이 뜨거운 불길과 싸우는 소방관들에게도 이번 여름은 유난히 매서웠다.

화재현장에서 소방관들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방화복과 공기호흡장비 무게만 해도 25kg가 넘는다.

여기에 각종 장비를 들고 화재를 신속하게 진압해야 하는 점까지 고려하면 흘리는 땀은 배가 된다.

용인소방서 신철 119구조대장은 “방화복만 입어도 복장 내부 온도가 42도 가량 되고 공기호흡장비를 착용하면 50도 가까이 올라간다”며 “올 여름은 유난히 정도가 아니라 앞으로 다시는 없을 수준의 더위”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또 “화재 현장에서 20~30분 정도 작업을 하고 교대하는데 작업 후 2리터가 넘는 물을 마실 정도여서 항상 출동시 아이스박스에 물을 가지고 다닌다”고 설명했다.

학교 급식실 조리실무사들도 폭염 속 고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수원 광교고등학교에서 수 년간 조리일을 한 정모(57)씨는 “어느날 조리실 실내온도를 쟀는데 45도였다”며 “조리기구를 모두 켰을 때는 생각 이상으로 덥다”고 호소했다.

이어 “요리가 끝나면 옷이 흠뻑 젖어 속옷이 다 비칠 정도로 땀을 흘힌다”고 덧붙였다.

1천500여도에 달하는 고온 속에서 쇠를 녹이는 근무를 하는 주물공장 직원들도 숨이 턱 막혔다.

광주에서 주물공장을 운영하는 장모(64)씨는 더운 날씨 탓에 계획됐던 직원들 휴가를 더 늘렸다.

무더위 때문에 출근을 해도 작업 능률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장씨는 “휴가 기간 동안 쉴 수는 없어 혼자 작업을 했다”며 “낮에는 더위 때문에 일을 할 수 없어 새벽 4시부터 일을 시작해 일찍 일을 마무리 짓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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