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불소농도조정사업 시민 설문조사로 사업 결정…과연 옳은가

결국 인천시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사업은 시민설문조사를 통해 결정할 전망이다.

인천시 수돗물불소화 소위원회는 빠르면 이번 주 안에 설문조사 시기와 방식, 설문내용, 결과도출 등에 대해 결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역시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 자체 만큼이나 논란이 많다.

▶설문조사 해답인가

인천시 수돗물불소화 소위원회는 지난달 회의를 열었지만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찬반 의견이 워낙 팽팽했기 때문인데 결국 시민 설문조사로 모든 것을 결정하기로 했다.

인천시의회 역시 관련 예산을 모두 삭감하고 설문조사에 필요한 예산만 책정했다.

문제는 정책 시행을 위한 설문조사가 옳으냐는 부분이다.

인천대 행정학과 김재영 교수는 “1천명 이상 응답자에게 성실하게 답변을 얻어낼 수 있다면 대표성을 지닌 결과물로 생각해볼 수 있다”며 “다만, 어떤 내용으로 설문을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했다.

가천대 치위생학과 한경순 교수는 “수돗물에 불소를 섞는 것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고, 불소에 대한 논란 부분을 정확히 인지시켜 주는 것이 설문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의학적, 과학적인 논란과 사회적, 행정적, 정치적 논란이 부딪히는 사안을 단순히 시민 의견만으로 결정한다는 것은 찬반논란을 야기한 양측과 인천시가 너무 쉽게 책임을 놓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설문조사, 누구를 대상으로 할 것인가

이미 치약제조, 판매회사들은 임산부, 영유아 부모, 노인 등을 대상으로 한 저불소 치약을 판매하고 있다.

불소가 어떤 작용을 하던간에 특수 소비자 계층에선 불소라는 물질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불소가 태아와 임산부, 노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따라서 설문조사 대상에는 초등학생 이상 자녀를 가진 부모나 성인보다는 임산부, 혹은 출산계획이 있는 부부와 만7세 미만 영유아를 기르는 부모를 중점으로 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도 그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지에 대한 문제도 남아있다.

찬성 51%, 반대 49%가 나온다면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사업을 해야하는가 라는 문제다.

찬반 어느 쪽이든 상대쪽이 납득할 수 있는 수치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인천시의회 신현환 의원은 “사는 환경이나 생활수준에 따라서도 답은 천차만별 다를 수 있다”며 “설문조사 자체가 논란이 될 여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결론적으로 인천시가 수돗물 불소농도조정사업을 설문조사로 결정하겠다는 것 자체가 자충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요한·라다솜기자 yoha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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