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새마을부녀회원인 유준숙(57)씨는 올해로 지역 봉사 경력이 23년 됐다.
유씨의 지역 봉사는 1996년 새마을 부녀회 활동에서 시작됐다.
계기는 행복 나눔이었다.
유씨는 “당시 11살, 9살 된 딸 2명과 함께 단란하고 화목한 가정에 엄마로 행복한 나날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며 “그런데 문득 주변을 둘러보니, 홀로 사는 어르신, 가난에 허덕이는 조손 가정들이 눈에 들어왔는데 어떻게 하면 이들과 행복을 나눌 수 있을까 고민하다 새마을 부녀회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유씨의 지역 봉사에는 특별한 정신이 담겨 있다.
무작정 도와주기가 아닌 모든 활동에 함께 참여시켜 사회 구성원으로써 자존감을 높여줘 스스로 자립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식이다.
이 때문인지 유씨가 처음 지역봉사에 나서자마자, 유독 관심이 갔던 것은 다문화 가정과 새터민들을 대상으로 한 봉사였다.
그 수단으로는 김치 담그기와 장 담그기 사업이 효과가 좋았다.
새터민, 다문화 가정의 주부들과 함께 김장과 장을 함께 담구며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김치와 장을 팔아 수익을 낸 뒤 그들에게 다시 기부하는 방식으로 같은 사회 구성원임을 알리는데 힘을 쏟았다.
유씨는 “섞이고 싶은데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받는 그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손이 내밀어졌다”며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다름에 대한 포용 범위는 더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씨는 “그들이 기부금을 바탕으로 궁핍하지 않은 생활 여건을 마련해 우리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며 “하지만 이 활동은 오히려 나에게 더 큰 즐거움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유씨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수원시 새마을부녀회장을 역임하며 소외계층을 위해 온 힘을 쏟기도 했다.
특히 홀몸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봉사에 신경을 많이 썼다.
유씨는 “요즘은 부모 자식 간의 유대가 많이 약해져 고독사 하는 어르신들이 늘고 있다”며 “이를 나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사회 구성원으로서 함께 하고자 홀몸 어르신들에게 주기적으로 찾아가 말벗을 해드리고 반찬이나 김치 등을 준비해 냉장고를 채워드리고 있다”
유씨는 최근 들어 재능기부에도 관심이 많아졌다.
독서와 뜨개질 등 개인 취미를 소외계층과 함께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다.
또 이를 수익사업으로까지 연계해 가계가 곤란한 소외계층에 자립할 수 있도록 금전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유씨는 “사실 혼자라면 하기 힘들었을 나눔들이 새마을부녀회원 활동을 통해 이뤄질 수 잇었던 것 같다”며 “언제든 함께하길 원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우리 새마을부녀회의 문을 두드려 달라”고 전했다.
김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