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판 없이 까마귀 배설물 범벅… 인근 음식점 방문 손님들 눈쌀
민원절차 무시… '기타려라' 답변만

▲ 식당가에 새 배설물로 뒤범벅 된 채 1달간 방치된 문제의 차량. 김금보기자
수원의 한 음식점 일대에 차량 번호판도 없는 흉물스러운 차량이 수개월째 무단 방치돼 영업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정작 관할 지자체에서는 ‘소송 발생’에 대한 우려로 손을 놓고 있어 상인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25일 수원시 팔달구 효원로에 위치한 식당가.

식당 앞에는 차량 번호판도 부착하지 않은 차량 한 대가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었다.

특히 문제의 차량이 주차된 지역은 까마귀떼 출몰 지역인 탓에 차량 전체는 까마귀랏 배설물로 뒤범벅돼 있기도 했다.

이 차량이 이 곳에 주차된 지는 한 달이 넘었다.

이 때문에 식당을 이용하는 손님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가게 안에 들어서는 등 찜찜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 손님은 “식당 입구에 새 배설물로 범벅돼 있는 차량을 보니 입맛도 떨어진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결국 해당 일원에 있는 상인들은 관할 구청에 민원을 제기해 문제의 차량에 대한 해결책을 내줄 것을 요구했지만, 답변은 2주가 지나도록 오지 않았다.

상인들은 구청 담당자에게 직접 전화를 건 뒤에야 답변을 들을 수 있었지만, 내용은 황당하기만 했다.

소송 등의 문제로 방법이 없다는 말뿐이어서다.

담당 공무원은 상인들에게 “과거 비슷한 사례 때 견인을 진행했다가 소송에 휘말려 패소한 적이 있어 손 쓸 방법이 없다”며 “4~5개월만 기다려봐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이를 두고 수원시의 민원 처리과정이 적절했느냐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무단 방치 차량’ 민원이 제기 된 경우 현장에 나가 차의 상태를 점검한 뒤 경고장 발부 등의 조치를 취하거나, 차적 조회를 통해 차주와 연락을 한 뒤 민원인에게 처리 여부를 통보해줘야 하지만 이 같은 절차는 모두 무시됐다.

이 때문에 시의 소극적인 행정처리로 애꿎은 상인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높다.

상인 A씨는 "제기된 민원에 대해 납득을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럼 무작정 저 흉물스럽게 변해가는 것을 4~5개월 가량 지켜보라는 이야기냐"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실무자와 민원인간 의사 소통이 잘 안된 것 같다"며 "민원인께서 납득하실 수 있도록 추후 제대로 된 설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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