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성남 모란시장 민속5일장이 개장했다. 사진은 나들이를 겸해 장을 보러온 고객들로 발 디딜 틈 없는 모습. 채태병기자
완연한 봄 날씨가 찾아오면서 경기지역 전통시장에도 훈풍이 불었다.

14일 오전 찾은 성남 모란시장. 민속5일장이 열린 새장터 입구는 들어오고 나가는 수많은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날 성남시 기온은 21도까지 오르며 주민들의 발길을 모란시장으로 이끌었다.

최대 규모의 성남 모란시장은 지난달 24일 새 장터로 이전해 개장했다.

새 장터는 기존 장터 바로 옆 중원구 성남동 4929 일원 여수공공주택지구 내 공영주차장이다.

규모도 연면적 2만2천575㎡, 입점 상인 635명 등으로 기존보다 두 배 확장됐고, 공연장, 휴게 공간, 야간 조명탑, 고객 화장실, 수도 및 전기시설 등 편의시설도 갖췄다.

매월 끝자리 4일, 9일에 장이 열린다.

시장으로 들어서자 빨간색 손수건을 사라지는 마술을 보여주며 손님들의 이목을 끄는 상인이 눈에 띄었다.

구두를 판매하는 그는 마술을 시연하며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의 관심을 먼저 유도한 뒤 구두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시장 안으로 더 들어서자 음식류, 의류, 잡화류 등을 판매하는 상인들이 품목 분류 없이 뒤엉켜 자리를 잡고, 고객들과 가격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호떡을 파는 한 상인은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러 오시는 분들도 많지만 단순히 5일장을 구경하러 오시는 분들도 꽤 있다”며 “장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나 구경하러 오신 분들도 먹거리는 지나가며 하나씩 사기 때문에 매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나들이를 겸해 장을 보러온 고객들의 손에는 장을 본듯 검은 봉지가 쥐어져 있었다.

주부 김모(33) 씨는 “날씨가 포근해진데다 장까지 서 나들이를 겸해 나왔다”며 “답답한 대형마트보다 5일장에서 장을보는 것도 새로운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성배 모란민속장상인회장은 “겨울이 지난 뒤 시장이 평일에 열리면 7~8만명, 주말에 열리면 10만명 가까이 손님들이 몰린다”며 “지난달 24일부터 새장터로 이전하며 성남시 공설시장으로 인정받아 앞으로 더 많은 손님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통시장인 수원 남문시장, 평택 통복시장도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하며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통상 3월 초까지는 명절을 지낸 지 얼마 되지 않아 전통시장 비수기인데 최근 날씨가 풀리며 주말 매출이 크게 상승해서다.

수원 영동시장의 한 상인은 “최근 날씨가 따뜻해지며 주말에 손님들이 시장을 많이 찾는 것 같다”며 “특히 푸드트럭의 경우 주말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장사가 잘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통시장이 활기를 띄자 시장 내 위치한 청년몰도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평택 통복시장 내 청년숲 대표는 “주말 같은 경우 청년숲의 야외 테이블이 거의 꽉 찰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며 “봄철이 되고 날씨가 풀리며 고객 방문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채태병기자/ctb@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