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택항 전경. 사진=연합
미중 간 무역전쟁 가능성에 반도체 등 경기지역 주력품목 수출의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중국의 대(對)미 수출이 감소하면 중국으로 중간재를 수출하는 국내 기업의 물량 감소가 불가피해서다.

5일 한국무역협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산 1천300여개 품목에 25% 고율 관세 부과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도 즉각 반발, 미국산 17개 분야 106개 품목에 보복성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이 같은 G2의 무역 갈등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도 긴장하고 있다.

한국에서 중간재를 수입, 제품을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는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면 우리 기업의 대중 수출 감소도 피할수 없어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연구보고서를 보면 2016년 한국의 대중 중간재 수출은 920억 달러로 전체의 29%가량을 차지했다.

수출 중간재 중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품목은 경기도 전체 수출의 약 30%를 책임지고 있는 반도체다.

한국무역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도내 반도체 수출은 전년대비 75% 증가한 371억8천만 달러 규모다.

단일품목 최초로 수출 300억 달러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중국 수출이 232억8천만 달러로 전년대비 79.3% 급증했다.

대중 반도체 수출 실적은 미국(25억 달러), 베트남(23억 달러) 등 주요 수출국의 10배 수준이다.

G2간 무역전쟁이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반도체 수출에 제동, 도내 전체 수출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이는 대목이다.

이밖에 대중 수출 상위 품목인 전자직접회로, 텔리비전 송신기 부분품, 인쇄회로, 전자·전기제품 부분품 등의 중간재 수출 타격도 불가피하다.

특히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직접회로의 경우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필요한 중간재다.

중국이 미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전화기 및 통신기기, 자동자료처리기계 등을 생산하는데 중요한 물품으로 사용된다.

한국무역협회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무역 규제에 나서면 대중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일본, 독일, 대만 등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중 간 통상분쟁이 확산되면 최대 367억 달러에 달하는 수출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중국과 무역전쟁을 하는 상태가 아니다”라며 미중 간 무역 합의 가능성을 열었다.

채태병기자/ctb@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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