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없어지나요?” (리설주 여사가 마술사 최현우 씨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는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옥류 아동병원을 방문한 마술사 최현우 씨가 자신을 ‘요술사’라고 소개하자 이렇게 화답했다. 좌중에선 즉각 웃음이 터져 나왔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놓고 2박 3일간의 회담에 시동을 걸었다면 김 여사와 리 여사는 비정치 분야의 남북 교류에 초점을 맞췄다.
남북 정상이 회담하는 동안 두 퍼스트레이디가 나란히 옥류아동병원과 평양음악종합대학을 찾아 친교를 나눈 것도 그 일환이다. 여기에는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동행,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렸다.
동행한 ‘특별수행원’은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봄이 온다’ 공연에 참여했던 가수 알리와 지코, 에일리, 평창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주장 박종아 선수,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 대회 때 남북단일팀으로 우승을 했던 현정화 한국마사회 탁구팀 감독, 마술사 최현우 씨 등이었다.
김 여사가 옥류아동병원에 도착해 리 여사에게 특별수행원으로 함께한 이들을 소개하자, 리 여사는 먼저 가수 알리에게 “전에 한 번 오셨었죠”라며 친근하게 말을건넸다.
알리가 지난 4월 평양 공연에 참여했던 사실을 기억해 언급한 것이다.
이에 알리는 자신의 헤어스타일을 가리켜 “머리가 너무 노랗죠”라고 답하며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리 여사는 박종아 선수를 소개받자 “온 겨레에 큰 감동을 선사했습니다”라고 격려했고, 현정화 감독에게는 “손 좀 한번 잡아 봅시다. 여성들이 남북관계에 앞장서고 있습니다”라고 친근감을 표시했다.
김 여사는 가수 지코를 “이번 방북단에서 가장 핫한 사람입니다”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두 퍼스트레이디는 또 평양음악종합대학 음악당에 나란히 자리해 아리랑 공연 등을 관람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작곡가 김형석 씨는 “아리랑을 편곡한 음악이 참 좋았다”며 “오케스트라와 합창, 가야금의 조화가 몰입감을 주기도 하고 웅장함에 압도되기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김형석 씨는 또 “내년 3·1절이 100주년을 맞이하는데 그때 통일을 주제로 남과북의 음악인들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를 함께 만들자고 제안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평양음악종합대학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김 여사가 최태영 총장에게 “등록금은 얼마에요”라고 질문했고, 최 총장은 “등록금이 무슨 말씀입니까”라고 되물어 남과 북의 다른 실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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