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판문점회담때와 대조적

경기도 파주 장산전망대에서 바라본 마식령 산맥줄기 일대. 사진=연합
경기도 파주 장산전망대에서 바라본 마식령 산맥줄기 일대. 사진=연합

19일 오전 남북 정상회담을 마친 양국 정상이 기자회견을 열고 ‘9월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해 전쟁없는 한반도가 시작됐다고 언급했음에도 경기북부 접경지역 부동산 가격은 주춤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 4월 판문점 선언 전후로 폭발적 증가를 보인 부동산 계약과 대조된 모습이다.

19일 경기북부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공동선언에 비핵화 방안 협의, 연내 동서해선 철도·도로 연결 착공, 빠른시일 내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와 같은 역사적인 내용이 담겼지만 매매가 상승 등 거래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파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기대심리로 매물을 거둬들이다보니 매물이 많이 없고, 없는 만큼 찾는 사람들도 적어 밑바닥 시장은 그동안의 보도와 상황이 다르다. 5월에는 3.3㎡에 8~9만 원 하던게 30만 원으로 올랐다가 지금 다시 15~20만 원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시장의 흐름이 좋지않은데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시장을 상당히 위축시키는 부분이 많아 언젠가는 토지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불안심리도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시 문산읍의 공인중개사도 “5월에 반짝 많이 오르고 이후 지금까지 뜸하다. 당시 전부 해약이 되고 외주 투자자들도 찾는 등 난리가 났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거래가는 유지되거나 그 이하 수준이지만 거래량은 절반으로 줄고 매물도 별로 없다”며 “회담 이후 북한과의 경제교류에 따라 좌우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연천 전곡리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대표는 “내놓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없다. 이전에는 묻지마 투자형태로 사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아니다”라며 “당시에도 비무장지대나 3.3㎡ 당 3~5만 원 하는 저가토지 급매물 위주로만 나갔다. 3월 말에 오른 왕징면 전원주택 대지 매매가가 1억8천 만 원이었는데 아직도 안팔려서 똑같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파주의 한 공인중개사는 “땅값이 타 수도권에 비해 저렴한 것이 파주의 강점이었는데 가격이 너무 오르면 굳이 누가 사겠냐”며 “가격이 높아지기도 했고 매물도 없는데다 사람들이 ‘이제 파주는 오를대로 올랐구나’ 하는 인식을 가져 도리어 오지 않는다.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 안타깝다”고 밝혔다.

서희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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