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화분을 하나 살리는데도 수일 수밤의 정성과 애정이 들어간다.

그런데 포천시에는 60만㎡에 달하는 식물원을 살려 시민들의 품에 돌려준 사람이 있다.

그 주인공, 권현규 평강식물원(평강랜드) 대표이사를 14일 만났다.

권 대표는 수 년간 방치됐던 평강식물원을 재정비 후 개방해 지난해 6만 명, 올해는 10월까지 9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했다.

자산관리회사에서 일하던 권 대표는 경매시장에 나온 평강식물원을 보자마자 ‘죽어가는 식물원을 살려 평생 노후를 보내자’고 마음을 먹었다.

권 대표는 “포천에 직접와서 식물원을 보니 느낌이 왔다. 식물원은 충분히 살아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들었다”면서 “막연한 기대로 직접 운영까지 맡게 됐다”고 말했다.

식물원을 직접 운영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매입하는 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을 겪었고, 재개장하기 위해 정비하는데도 퇴고를 거듭해야 했다.

권 대표가 특히 애정을 가지는 ‘이끼원’은 비가오면 흙이 쓸려내려오기 일쑤였고, 이끼가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녹록치 않았다. 자생식물원이다 보니 인공식물원보다 자연재해에도 취약했다. 재정비기간동안 2번의 컨설팅을 받고 식물전문가와 마케팅전문가를 찾아다녀야 했다.

이렇게 식물원을 살려내는 한편 살아난 식물원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도 분주히 뛰었다.

우연치 않은 기회에 알게 된 덴마크의 폐목자재 재활용 작품 작가 ‘토마스 담보’를 모셔오기 위해 직접 메일을 보냈다. 시카고에서의 제작일정으로 한국 방문이 어렵다던 작가를 직접 찾아가 설득하기도 했다.

권 대표의 노력에 감화돼 한국을 찾은 토마스 담보는 평강식물원의 5개의 ‘잊혀진 거인들’ 작품을 세웠고, 아이들이 타고 놀 수도 있는 평강식물원의 명소가 됐다.

잊혀진 거인과 더불어 고산습지, 만병초원, 이끼원 등 식물원과 숲속 놀이터, 핑크뮬리가 만발한 즐길거리로 채워진 평강식물원은 권 대표의 목표를 담아 최근 ‘평강랜드’로 다시 이름 지어졌다. 최근에는 SBS의 인기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이 촬영되기도 했다.

권 대표는 “여타 식물원들은 많은 것을 규제한다. 음식도 안되고 잔디에 들어가서도 안된다”면서 “이러한 제한 없이 마음껏 즐기고 체험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자유로운 식물원이라는 역사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조윤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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