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충·외국 동식물 감염 우려… 화물없는 경우 별다른 방역없어
운반기사들 자비로 청소·세차

지난 7월 인천시 중구 인천컨테이너터미널에서 농립축산검역본부 관계들이 컨테이너에 소독약을 뿌리고 있는 모습. 사진=중부일보DB
지난 7월 인천시 중구 인천컨테이너터미널에서 농립축산검역본부 관계들이 컨테이너에 소독약을 뿌리고 있는 모습. 사진=중부일보DB

 

최근 안산 물류창고 컨테이너에서 붉은불개미 수 천마리가 발견돼 컨테이너 방역 체계에 대한 정비가 다시금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인천항에 적치된 ‘빈 컨테이너’의 경우 방역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항만업계에 따르면 수출용 ‘빈 컨테이너’는 최초 선상에서 항만 야적장과 국내 화주 작업장을 거쳐 물품을 적재한 뒤 항만 야적장에 적치됐다 선적과정을 마치며 제3국으로 출발한다.

이후 해외 각 지역을 떠돌던 컨테이너는 다시 국내 항만 야적장으로 돌아오게 됐다.

이 과정을 거친 컨테이너의 경우 어느 지역에서 어떤 화물을 적재하는지를 알 수 없으며 해당 지역에서 각종 해충이나 현지 동·식물, 바이러스 등에 감염됐을 가능성도 크지만 현재는 컨테이너에 적재 화물이 없는 경우 별다른 방역절차를 거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실제 국내로 반입되는 ‘빈 컨테이너’의 경우 검역을 책임지는 기관이 명확하지 않는 상태로, 대부분 컨테이너 운반 기사들이 마지못해 청소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화물선사들이 화주로부터 청소 등의 비용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 방역은 고사하고 청소마저 컨테이너 운반 기사들에게 종용해 ‘갑질’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한 트레일러 차량 운전기사는 “빈 컨테이너 세척을 위해 문을 열면 각종 벌레가 돌아다니는 일이 적지 않다”며 “눈에 띄면 살충제를 뿌려서 잡지만 개미처럼 작은 벌레들은 확인하기 쉽지 않아 흙덩이나 상자부스러기 등의 쓰레기를 빗자루로 쓸어낼 때 함께 밖으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청소를 하면서)해외에서 들어온 정체불명의 먼지, 찌꺼기들을 흡입할 수 있다는 공포가 있지만 깨끗한 컨테이너임을 확인받아야만 반출이 허용되기 때문에 직접 청소를 하거나 세차장에서 청소를 하고 있다”며 “시간이 돈인 우리들에게 도대체 왜 이런 일을 떠맡기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방역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붉은불개미가 전염병 매개체가 아니라고 해서 찾아낸 불개미를 퇴치한 것만으로 모두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현장 근무자들이 봤다는 바퀴벌레나 죽은 동물의 시체에는 세균, 바이러스, 연충, 원충, 곰팡이 등의 전염성이 강한 물질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빈 컨테이너’도 국내 반입 후 전량 소독하거나 외국에서 출발하기 직전 검역절차를 마치고 반입을 허용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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