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경기천년을 맞아 진행하는 사업이 천년 역사는 빠진채 일회성·전시성 행사에 그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사업주체인 도는 수수방관한채 산하기관인 경기문화재단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면서 사업마저 축소됐다.

18일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에 따르면 도는 정명 천년인 올해 경기 천년의 기억과 기록을 담고 새 천년을 준비하기 위해 ‘도큐페스타(다큐멘터리와 페스타의 합성어)’를 마련하고 천년 학술대회를 비롯 경기천년 대축제, 특별전시회 등을 진행한다.

하지만 문화계 인사들은 이같은 사업이 학술대회와 일부 전시, 축제 등에 그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도는 올해 ‘중세 고고학과 고려시대 경기의 위상변화’ 등 총 3회에 걸친 학술대회와 ‘고려도경특별전’ ‘경기아카이브_지금’등 특별전, 이미지 컨설팅·면접 보이스 코딩과 마마무·에일리 등이 출연하는 ‘이공일팔 청춘 경기천년 페스타’등 의례적으로 치르는 일회성 행사를 마무리 했다.

또 19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경기 천년 메인 행사인 ‘경기천년 대축제’는 생활문화 공연과 고려인예술단 초청공연, 버스킹 공연, 연예인 축하공연 등 일반적인 행사와 천년밥상, 권역별 체험 및 전시관, 숲 속 도서관, 생활문화 콜로키움 등으로 진행되지만 경기천년과는 거리가 먼 행사로, 천년 기념 행사가 아니어도 일상적으로 추진돼야 할 사업이다.

경기 천년 사업이 이 같이 초라해진 이유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할 도의 부재가 크다.

2016년부터 준비된 경기천년의 예산은 20억 원인 반면, 올해 경기도와 함께 정도 천년을 맞은 전라도 예산은 경기도와 230배 차이인 4천600여억 원(국비 포함)이다.

사업 초기 약 100억 원의 예산을 세웠던 도와 재단은 도의회에서 20억 원으로 삭감됐고, 당시 행정 1부지사를 팀장으로 하는 경기 천년 T/F팀은 건설, 교육, 과학, 문화관광 등 다양한 부서에서 참여했으나 다음해 인사 등으로 뿔뿔이 흩어지며 국비신청의 기회도 날렸다.

여기에 경기문화재단이 지난해 천년 사업을 이관받았지만 부족한 준비 시간과 예산 등으로 인해 궁여지책으로 모든 사업에 경기 천년을 끼워넣는 등 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반면, 전라도는 천년을 실추된 전라도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 천년사 편찬과 학술대회, 전시·공연, 전국 청소년 전라도 탐험 등의 행사 등을 실시하고 전라 감영 복원과 나주목 관아 복원, 나주읍성권 재생 등을 진행중이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재단은 2017년 조직개편을 하면서 천년 사업팀을 꾸려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며 “없는 예산과 내부 인사 등 사업을 진행하는데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마무리를 잘하고, 내년은 또 새로운 천년의 시작인 만큼, 잘 이끌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당시 경기천년 T/F팀의 구성원들이 인사가 나며 흐지부지 되면서, 경기문화재단이 경기천년의 주체가 된 것 같다”며 “당시 국비를 신청을 했었는지, 인사 이후에 T/F팀이 존재를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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