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친위대 문양이 박힌 모자를 착용한 RM. 사진=시몬비젠탈센터 홈페이지 캡처
나치 친위대 문양이 박힌 모자를 착용한 RM. 사진=시몬비젠탈센터 홈페이지 캡처

“그룹 방탄소년단이 나치 친위대(SS) 문양이 담긴 의상을 착용했다”며 미국 유대인 인권단체 시몬비젠탈센터가 사과를 요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해당 단체는 홈페이지에 랍비 에이브러햄 쿠퍼 부소장 명의로 올린 성명에서 "방탄소년단이 일본 나가사키 원폭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티셔츠를 입은 건 이들이 과거를 조롱하는 행태의 가장 최근 사례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방탄소년단은 나치 친위대 문양이 박힌 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었다. SS는 2차 세계대전 기간 600만 유대인을 살해한 홀로코스트의 핵심 가해자"라고 주장했다.

이어 "방탄소년단이 콘서트에서 든 깃발도 나치 표식인 스와스티카와 불가사의할 정도로 닮았다"며 "UN에 초청받아 연설까지 한 이 그룹은 일본인 및 나치 희생자들에게 당연히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과만으론 충분치 않다. 이 그룹을 제작하고 홍보하는 사람들은 과거를 너무도 쉽게 깎아내렸다. 그 결과, 한국과 세계의 젊은 세대들은 편협한 걸 '멋지다'고 인식하고 역사의 교훈을 지워버리게 됐다"며 "방탄소년단뿐만 아니라 소속사도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강조했다.

문제가 된 사진을 보면, 리더 RM(본명 김남준·24)이 4년 전 패션 화보 촬영 때 착용한 모자 한가운데에 나치 친위대 문양이 박혀 있으며 '나치 문양과 닮은 깃발'은 지난해 서태지 25주년 콘서트에서 선보인 것으로 노래 '교실 이데아'를 상징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나치 표식과는 차이가 있다.

한편 일본 언론은 이런 논란을 적극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지난달 일본의 한 매체는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의 '광복절' 티셔츠를 문제삼아 '반일 활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지에서 논란이 일자 TV아사히 '뮤직 스테이션'은 방탄소년단의 출연을 취소해 파장이 일었다.

NHK는 시몬비젠탈센터의 주장을 소개한 뒤 "멤버 1명이 원폭 투하에 의한 버섯구름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었던 것으로 나타나 지난주 일본의 TV 프로그램 출연이 보류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NHK는 "방탄소년단은 미국 음악차트에서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적으로 활약하는 만큼 이번 일련의 소동은 인터넷상 등에서도 물의를 빚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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