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에는 ‘벽’이 없어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참여스포츠로 발전시켜야죠.”

복싱 저변 확대에 발 벗고 나선 김주영(40) 용인대 격기지도학과 교수가 27일 밝힌 각오다.

선수 출신인 김 교수는 2008년 용인대 무도연구소 전임연구원으로 부임한 뒤 2013년 교수가 됐다. 학교 복싱부 감독으로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강의와 연구에 매진하는 그에게 최근 직함이 하나 더 생겼다. 복싱인들과 의기투합해 설립한 한국복싱진흥원의 이사장을 맡으면서다.

김 교수는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해왔다. 아직 부족하지만 한국 복싱이 발전하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첫 작품은 ‘복싱 페스티벌’이다. 올해에만 벌써 4차례 페스티벌을 열었는데, 입소문을 타면서 참가자 수가 점점 늘었다. 국가대항전과 생활체육인들의 경기 외에도 복싱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큰 호응을 얻었고, 복서를 꿈꾸는 초등학생들도 기량을 뽐냈다.

김 교수는 “페스티벌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는데 7천 명이나 시청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며 웃어보였다.

무엇보다 초등학생 참가자들이 늘어난 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복싱이 활성화하려면 선수층이 두터워져야 하는데, 어린이들이 복싱에 관심 갖는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인 일”이라면서 “올해 페스티벌에서 좋은 성적을 낸 초등학생들을 뽑아 체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라는 김 교수는 요즘 책 집필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2년 전 복싱 입문자를 위한 교양서를 썼다면, 이번에는 깊이 있는 복싱 이론 책을 준비 중이다.

김 교수는 “유뷰브가 활성화 되면서 영상으로 복싱을 배우는 사람이 많지만 이론은 빈약할 수밖에 없다. 심도 있게 이론 공부를 할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내년에는 페스티벌 장소를 경기 북부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는 4차례 모두 용인대에서 열렸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체육 교류가 활기를 띠고 있다. 연천이나 파주 등에서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수익금을 의미 있는 곳에 전달하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마지막으로 “화려한 선수 생활을 못한 만큼 은퇴 후 지도자와 학자로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한다. 한국 복싱이 다시 인기스포츠로 발돋움할 수 있게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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