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분위기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답방과 관련, “특별히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전날에도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의 “지금까지 진척된 상황이 없고, 발표할 것도 없다”며 “별다른 징후가 없다. 북한의 선발대 방남 가능성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날 “지금까지 북한으로부터 연락 온 게 없다. 우리도 노심초사하지 않고 담담히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날은 이같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청와대도 거듭 구체적인 날짜를 제의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하더라도 당일에 그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날 “만약의 가능성에 대비해 준비할 수 있는 것은 하겠지만 전혀 예측이 안 되기에 구체적인 준비를 못 하고 있다”면서 “사실 프레스센터 준비도 못 하고 있어 만약 갑자기 온다고 결정되면 프레스센터 없이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될수도 있고, 호텔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당일 답방 가능성이 제기되는데에는 경호 등 실무 준비에 열흘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 때문이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에 개최된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이나, 북미정상회담 모두 상당한 준비기간이 소요됐다.

4·27 판문점 회담에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남측 특사단이 3월 5∼6일 방북,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4월 말 판문점 회담’개최에 합의했고, 이후 3월 29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고위급회담에서 정상회담 날짜를 4월 27일로 확정했다.

4월 5∼23일 의전·경호·보도 실무회담(3차례), 통신 실무회담(2차례)이 계속해서 열렸다.

9월 18∼20일 열린 평양 정상회담은 8월13일에 고위급회담서 공식화했고, 9월 5일 정의용 실장이 이끄는 특사단이 방북해 방북 일정을 확정했다.

방북 나흘전인 9월 14일에는 김상균 국정원 2차장과 북한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경호·보도 관련 사항을 논의했다.

다만 5월 26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극비리에 열린 5월 정상회담은 6·12 북미정상회담의 좌초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원포인트’회담으로 4월과 9월 정상회담과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6·12 북미정상회담때는 북미 실무팀이 개최국인 싱가포르에서 열흘가량 의전 협의를 진행했다.

다만 형식에 덜 얽매이고 약속 이행을 중시하는 김 위원장의 성격 등을 감안하면 약속을 지키기 위한 연내 답방을 전격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재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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