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정도의 딸을 둔 부모님께서 알아두셨으면 하는 것이 바로 ‘초경’입니다. 초경은 일반적으로 유방발육이 시작된 후 2~3년이 지나고 시작되는데, 최근 우리나라의 초경연령이 평균12세 입니다. 초경 첫 2년은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로 이뤄지는 정상적인 호르몬 조절의 축이 아직 미완성인 단계이기 때문에 배란이 일어나지 않고 출혈이 일어나는 무배란성인 경우가 많아 성인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약 50~80%가 무배란성 월경주기를 보이기 때문에, 주기가 불규칙해 길게는 2~3개월마다 생리를 하고 생리기간도 길고 양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무배란성 주기에는 정상 월경주기에서 자주 보이는 기분변화, 장의 팽만감, 유방통, 월경통 등의 증상들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자녀에게 알려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사춘기의 무배란성 출혈은 평균 2년 이내에 일어나지만, 길게는 초경 후 5년까지도 지속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초경의 나이가 빠를수록 규칙적인 월경주기를 빨리 갖게 됩니다. 대분분 90% 이상에서 초경 후 3년 이내에 어느 정도 규칙적인 배란 주기를 갖게 돼 21~45일 주기의 월경주기를 보이게 되고, 3년이 지나면 60~80%에서 성인과 유사한 주기를 보이게 되니 크게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비정상 출혈을 보이는 경우 가장 중요한 점은 다른 기질적인 원인이나 내과적 질환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사춘기에 보이는 불규칙한 월경이 생식기관이나 비생식기관의 이상을 암시하는 첫 신호가 될 수 있으며 나중에 성인이 된 후 가임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필요시 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특히 초경시에 심한 월경과다를 보이는 경우, 평소에 코피, 잇몸출혈 등과 같은 출혈을 보이거나 쉽게 멍이 들거나 가벼운 상처 또는 치과 치료 중에서 심한 출혈을 있었다면 혈액응고장애를 의심할 수 있으며 그에 대한 검사를 해봐야 합니다.

급격한 체중감소, 식습관의 이상, 스트레스, 당뇨 등 만성질환 또는 과도한 운동 등은 시상하부의 기능 이상을 일으켜 불규칙한 월경을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불규칙한 월경을 보이면서 비만, 다모증, 여드름 등이 있으면 다낭성난소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어 검사가 필요합니다.

초경 후 2~5년까지는 양이나 기간, 주기 등이 불규칙할 수 있으나, 사춘기 시기의 불규칙한 출혈의 약 20%에서는 다른 원인 질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합니다. 초경 2년이 지나서도 21일 미만, 혹은 42일 이상의 주기를 보이거나 월경이 7~10일 이상 지속된다면 비정상일 수 있고, 특히 90일 이상의 무월경을 보일 경우에는 반드시 다른 원인에 대하여 확인을 해보기 위해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서민정 박희붕외과 프리미어 검진센터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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