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몸의 여러 곳에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며 척추도 그중 하나입니다. 부모님과 함께 걸을 때 걸음걸이를 관찰하는 것이 부모님의 척추 건강을 살피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10분 이상 걷는 것을 불편해하시지는 않는지, 허리를 곧게 펴는 것을 힘들어하시지는 않는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걸을 때 다리와 엉덩이 부위가 저리고 당겨 오래 걷지 못하는 파행(claudication) 현상을 보이는 것은 척추관 협착증의 대표적인 증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증상은 허리를 숙이거나 쪼그려 앉으면 다리가 저리거나 당기는 증상이 호전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 뼈 안의 신경이 지나다니는 통로 역할을 하는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여 허리와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심지어 발바닥까지 저림 증상과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허리를 숙일 때 척추관의 공간이 다소 넓어져 신경 압박과 통증이 줄어들기 때문에 구부정한 허리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특징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허리 주위의 근육이 빠지고 허리가 앞으로 굽는 노인성 척추 후만증과의 감별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신경 압박이 더욱 심해집니다. 하지의 통증 및 힘이나 감각이 둔해지는 부분적 마비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대소변 조절 장애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척추관 협착증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척추관 협착증의 초기에는 운동치료나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와 경막 외 신경성형술을 통해 증상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하지의 마비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경우나 그 마비가 점차 진행하는 경우, 지속적인 비수술적 치료에도 통증의 개선이 없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좁아진 신경관을 넓혀주는 감압술이나 불안정한 척추 뼈에 안정성을 주기 위해 척추 분절을 고정해서 하나의 뼈로 만들어 주는 척추유합술 등이 시행될 수 있습니다.

척추관 협착증은 치료 후에도 재발하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자녀들은 항상 관심을 가져줘야 합니다. 주기적으로 척추 건강을 점검하는 것이 좋고 적절한 운동과 금연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구형모 이춘택병원 제2정형외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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