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회사 기계 조합원에 알선… 수리불가 속인 후 중고로 팔기도
포천농협 "일부일탈 자체감사"
농협 직원들이 농기계 수리업체에 일감을 넘기고 돈을 받아챙겨 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농협이 감사에 나섰다.
이들 직원은 부도난 회사의 농기계를 조합원들에게 중계하는 등 농민들을 우롱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8일 포천농협과 조합원들에 따르면 지난해 말 포천농협 직원이 한 조합원에게 트랙터에 사용되는 부품을 싸게 구해준다며 구매를 알선했다.
이 직원은 시중가격 800여만 원의 부품을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조합원에게 판매했지만 이 부품의 제조사는 부도난 회사였다.
또 포천농협 일부 직원들은 농기계 수리업체에 일감을 넘기면서 금품을 수수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최소 4~5차례에 걸쳐 1건당 수십만 원씩 돈을 받아 챙겨왔다는 것이다.
조합원 A씨는 “업체에서 농협직원에게 준 돈은 그대로 수리비에 포함됐을 것이고, 농민들은 더 비싼 값에 농기계를 수리하게 된 셈”이라며 “농협에서 구입하는 정식 제품이 있음에도 부도난 회사의 제품을 알선하면 나중에 제대로 된 수리나 받을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들 포천농협 직원들은 수리가 가능한 농기계를 고칠 수 없다고 속여 조합원들에게 폐기토록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렇게 폐기된 농기계는 중간업자가 가져가 수리한 뒤 다시 중고품으로 판매됐다는 것이다.
B씨는 “중간업자가 가져가서 수리해 팔 물건이면 농협에서도 수리가 가능한 물건 아니겠느냐”면서 “돈의 액수를 떠나 선량한 농민을 속이는 일을농민의 이익을 대변해야할 농협에서 하고 있다는 것이 말이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30~40년 전에 있을법한 지금 시대에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작은 도둑을 큰 도둑으로 키우지 않도록 농협에서 감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천농협 관계자는 “부도 회사의 제품의 경우 중고품은 농협에서 직접 판매할 수 없어 소개만 해준 것이고, 소개 당시 제조사의 법정관리 여부를 알지 못했다”면서 “폐기처분한 농기계는 제조사가 문을 닫아 수리할 수 없어 놔뒀는데 출장업체에서 일부 부품만을 사용하겠다고 해 넘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직원들의 일탈이 있다는 내용이 접수돼 7일 자체감사에 착수했다. 감사결과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집행부에 징계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윤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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