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퇴거요청 이후 추가 조치… 천막농성 우선 철회 후 협의진행
노조, 퇴거불가 강경입장 보여

경기도교육청 공무원노조연대 천막농성 25일차인 17일 오후 경기도 교육청 본관 앞 주차장에서 천막농성 중인 노조원들이 천막을 재정비 하고 있다. 김영운기자
경기도교육청 공무원노조연대 천막농성 25일차인 17일 오후 경기도 교육청 본관 앞 주차장에서 천막농성 중인 노조원들이 천막을 재정비 하고 있다. 김영운기자

경기도교육청이 지난달부터 본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경기도교육청 공무원노동조합연대(이하 노조연대)에게 오는 21일까지 퇴거할 것을 명령했다.

천막농성을 우선 철회한 뒤 협의를 진행하자는 것인데, 노조 측은 요구사항에 대한 선행조치가 없으면 퇴거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 향후 갈등이 예상된다.

17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노조연대에 행정대집행 계고서를 보내고 오는 21일까지 천막 철거를 명령했다.

이는 지난 10일 1차 퇴거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음에 따른 추가 조치다. 현행법상 공무원 단체행동이 제한돼있는 만큼 천막농성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 도교육청의 판단이다.

앞서 경기도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교육청 지부,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경기교육청지부, 한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도교육청지부 등으로 구성된 노조연대는 지난달 24일부터 시설관리직 1교 1인 배치 및 조직개편에 따른 무분별한 행정업무 이관 중단을 촉구하며 도교육청 앞에서 천막 농성을 이어왔다.

노조연대 관계자는 "수년째 새로운 인력이 없다. 안전지원국도 사라지는 데 학생과 학교 안전을 위한 시설관리직이 1교 1인 배치도 이뤄지지 못할 경우 위험한 상황에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워지지 않겠냐"면서 "더욱이 현재 교육청에서는 교육시설관리센터 운영을 통한 관리를 언급하는데 이는 민영화의 전초기지로 활용하려는 뜻이라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끝까지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시설관리직 1교 1인 배치가 먼저 합의된 다음 도교육청과 TF를 꾸려 다른 사안들을 협의해나갈 수는 있어도 퇴거가 선행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교육청 측도 퇴거를 먼저 하면 협의체를 구성해 추후 사안들을 논의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팽팽한 대립이 이어질 전망이다.

더욱이 2016년 처음 설치, 시범 운영한 교육시설관리센터가 높은 만족도를 기록해 내년까지 이를 25개 시·군에 모두 도입할 계획인 만큼 우선 센터를 통한 관리를 시도해보자는 것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시설관리센터를 통해 운영해 본 뒤 추가 인력이 필요할 경우 이를 협의해볼 수는 있어도 당장 시설관리직을 충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그동안 노조와 협의를 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고 계속 대화의 창이 열려있었던 만큼 우선 퇴거한 뒤 협의를 하자는 것이 교육청 입장이다. 천막이 철수되지 않을 경우 다른 법적 조치 등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근아기자/gaga99@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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