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기업 연구원이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사기행각을 벌이고, 여자친구와 지인을 상대로도 돈을 뜯어낸 뒤 해외로 도주해 경찰이 수사중이다.

24일 오산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사기 혐의로 전직 대기업 연구원 A(31)씨를 수사중이다.

A씨는 지난해 11월 자신이 다니던 대기업의 한 전자제품 대리점을 상대로 "현직 연구원이니 물건을 먼저 보내주면 후불로 지급하겠다"며 2천500만 원 상당의 가전제품을 받고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7년 8월부터 9월까지 당시 만나던 여자친구 B씨에게 "미용 사업에 투자해 수익을 내고 있는데, 회사의 겸직 감시로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등의 말로 속여 17차례에 걸쳐 5천100여만 원을 송금받은 혐의도 받는다.

이밖에도 자신의 지인 2명에게 "직원가로 가전제품을 저렴하게 산 뒤 되팔아 수익을 올리게 해줄테니 투자를 하라"며 7천300여만 원을 가로채기도 했다.

이들을 상대로 A씨가 받아 챙긴 금액은 1억5천만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A씨는 지난해 4월부터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가전제품을 직원가로 저렴하게 사주겠다'는 글을 올리고 20여명으로부터 1억8천여만 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돼 총 피해금액은 수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A씨는 대리점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 이틀 뒤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기업을 상대로 해고 이유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해 12월 B씨가 A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으나, A씨는 이미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였다.

경찰은 인터폴에 수배 요청을 검토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에서도 관련 수사가 진행중이며, A씨 근무지와 거주지는 경기지역으로 확인됐다"이라며 "A씨가 미국으로 출국했기 때문에 인터폴 수배 요청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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