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력 72명으로 늘어나 이전… 굵직한 사건 해결 선망의 대상

오는 2월 조원동으로 청사 이전을 앞두고 있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건물. 정성욱기자
오는 2월 조원동으로 청사 이전을 앞두고 있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건물. 정성욱기자

"여기서 범인도 잡고, 사건도 해결하고, 귀신도 봤네요. 이제 새 집으로 갑니다."

범죄 현장 최일선을 누비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15년 정든 집을 떠난다.

2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기남부청 광역수사대(광수대)는 오는 2월 현재 지방청 내 청사에서 보안수사대가 사용중인 수원시 조원동 청사로 이전한다.

최근 경찰개혁위원회가 외청인 보안수사대를 청 내로 들어오도록 권고하고, 광수대도 올해 인력이 72명으로 늘어나는 등 조건이 맞아 떨어지며 보금자리를 맞교환 하는 것이다.

경기남부청 광수대는 2004년 8월 꾸려졌다. 전국 지방청 최초다.

치안권역이 넓고 사건사고도 많아 경기경찰청이 가장 먼저 채비에 나선 것이다.

거칠 것 없는 광수대 형사들에게도 야간 당직은 달갑지 않았다.

청사가 공동묘지 부지 위에 지어진 탓인지, 한 번쯤은 귀신을 접해서다.

캄캄한 새벽 알 수 없는 발걸음 소리에 깨 강제 밤샘업무를 하고, 숙직실에서 가위에 눌려 다음날 하루종일 퀭한 눈으로 버티기도 한다.

조사를 받기 위해 광수대를 찾은 무당이 건물로 들어서려다 기겁을 한 적도 있었다.

귀신들이 형사들 기에 눌려서 건물 안으로는 못 들어가고 청사 앞 나무에 잔뜩 걸려있다고 했단다.

그럼에도 광수대는 선망의 대상이다.

선발과정도 까다로우며, 오랜 경력을 갖춘 형사 선배들에게 배울 수 있어서다.

일선 경찰서에서는 각종 업무 때문에 한 사건에 집중하기 어렵다.

하지만 광수대 형사들은 담당 사건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굵직한 사건도 신속하게 처리한다.

웹하드 카르텔의 중심에 있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을 수일만에 검거하고, 3일만에 과천 토막살인사건 범인을 붙잡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조직폭력배 등 500여명을 검거하고, 70여명을 구속하는 성과를 올렸다.

2004년 광수대 창설멤버였던 홍석원 경기남부청 광수대장은 청사와 마지막 인사를 앞두고 있다.

홍석원 대장은 "2004년 광수대가 창설할 당시 수사지원팀장으로 광수대 문을 열고 들어왔는데, 마지막 문도 닫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경기남부청 광수대는 앞으로도 경기지역 범죄해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정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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