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은 표정의 부탄 여학생들. 사진=한울엠플러스 제공/연합뉴스
해맑은 표정의 부탄 여학생들. 사진=한울엠플러스 제공/연합뉴스

SBS 설 특집 프로그램 ‘요즘 가족:조카면 족하다?’에서 김원희가 조카들과 여행을 떠난 나라인 ‘부탄’이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부탄은 인도와 중국 티베트 자치구 사이에 낀 남아시아의 작은 산악 국가로 부탄(Bhutan)이라는 국명은 "티베트의 끝"이라는 산스크리트어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수도는 팀푸, 면적 38,816km2, 인구는 약 81만 명(2018년)이며 종교는 티베트 불교가 대다수고 네팔계들은 힌두교도 믿는다.

세계행복지수 1위로 유명한 나라지만 2010년대 들어서 행복지수가 크게 떨어졌다. 부탄 국민들 마인드가 전반적으로 매우 평화로우며 낙천적이고, 남아시아에서 흔히 보게되는 정치/민족적 대립이 부탄에는 거의 없다는 점은 부탄의 행복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지만 이런 무형적인 요소에서 오는 평화만 보고 부탄을 제일 행복한 나라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야말로 선진국 국민이 품은 1세계적 환상에 불과하다.

실제로 2017년에 발표된 UN 행복 리포트에서 부탄은 97위를 차지했다. 물질적 행복을 뒷받침할 의료, 교육, 교통 등의 상태가 매우 부실하며 부탄 내부에서 사회적 불평등이 커져가는 것 또한 제일 큰 문제로 지적된다.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빈부와 도농 간 격차가 심화돼 도시에서의 행복지수는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지만 경제발전의 혜택이 부실한 농촌지역에서의 행복지수는 크게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의 규모 자체가 크지 않다 보니 모든 인프라가 부족하며 특히 의료 인프라의 부족이 심각해 국민 평균 수명은 60대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부탄의 행정을 맡은 사람들은 현재의 부탄이 행복하다고 쉽게 말하지 않는다. 돈과 물자가 없는 상태에서 키울 수 있는 행복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부탄이 범죄가 없어 감옥에 수감자가 수십명 밖에 없는 평화로운 나라며 외국인 범죄자가 주범이라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2014년 부탄 내 수감자는 1119명이었고 그 중 93.2%가 부탄인이었다. 가장 많은 범죄는 폭력, 절도, 강도 등이고, 성폭행이나 살인 등의 흉악범죄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뿐이다. 물론 근처의 인도나 네팔에 비하면 범죄가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내전을 야기할 만한 종교나 민족 분쟁도 없어서 테러 위험은 낮은 편이다.

또한 행복지수가 높아 자살자가 몇 년에 한 번 생겨나는 나라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건 사실과 반대되는 이야기다. 부탄은 2012년에 세계 자살률 22위를 기록했다. 오히려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훨씬 혼란스러운 남미 국가들이 자살률은 더 낮다. 부패인식지수도 세계 26위로 선진국과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

정영식 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