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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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은 사과를 어떻게 먹을까?

20일 토스 행운퀴즈에서 ‘세상에서 가장 큰 고래’에 이어 ‘곰은 사과를 어떻게 먹을까’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곰은 포유류 식육목 곰과에 속하는 동물들의 총칭이다. 아프리카·오스트레일리아·남극을 제외한 전 세계에 분포하며 한국에 사는 곰은 우수리불곰과 반달가슴곰 2종류다. 본디 고대 유럽에서는 곰이 동물의 제왕으로 숭배받았으며 사자가 동물의 왕으로 여겨지게 된 것은 그리스도교의 영향이다.

곰은 원시 인류의 토테미즘 신앙에서 일종의 동물신으로 추앙받았다. 한국의 건국 신화인 단군 신화에서 웅녀가 영물로서 등장하는 것을 시작으로 고구려와 백제 사람들 역시 곰이라는 어휘를 영험한 뜻으로 사용했다. 연구에 따르면 당시 형태는 '검'으로, 제정일치의 원시 사회 특성상 이는 곧 신(神)을 뜻하기도 했다.

즉, '신'을 가리키는 순우리말로 이 흔적은 '고맙습니다'에도 남아 있는데, ㅂ 불규칙 활용을 하는 형용사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의미부는 '곰-압('ㅂ'은 순경음비읍)-'으로 분석할 수 있다. 즉, 어근이 '곰'이 되는 것이다.

'고마'는 이 단어의 발음이 바뀌고 어미가 붙은 것으로 보기도 하며, 서양의 사례와 비슷하게 한국어의 '검(곰)' 역시 곰의 색상과 관련해 '검(黑)', '깜(까맣다)', '캄(캄캄하다)', '구멍(<구무)' 등의 어원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영어로 곰을 베어(bear)라고 하는 것은 고대 영어인 '베라(bera)'가 변형된 것으로 이 단어의 뿌리는 앵글로색슨족이 사용한 원시 게르만어 '베론(beron)'에서 유래했는데, 이는 '갈색(brown)'이란 뜻이다. 즉 곰을 '갈색 생물'이라고 부른 것으로, 이게 당대 사람들이 곰들을 두려워해서 일종의 피휘, 즉 직접 불러서는 안 되는 개념으로 돌려 말한 것이다. 그러다가 곰을 의미하는 원래 이름은 잊혀지고 '갈색' 그 자체가 '곰'이 되어 버렸다.

곰은 기본적으로 채식을 선호하는 잡식성 동물이다. 대표적인 곰인 불곰같은 경우는 나무열매와 뿌리, 버섯을 좋아하며 육류로는 주로 작은 동물이나 물고기, 사체 등을 먹고 사슴이나 멧돼지, 들소 같은 큰 동물은 생각보다 많이 잡아먹지는 않는다. 이런 곰이 사과를 먹을 때는 ‘베어(Bear) 먹는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종의 언어유희인 셈.

정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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