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사립고 재지정평가 거부… 향후 평가과정 모든 절차 저지

21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자사고 재지정 기준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에서 안산동산고 학부모들이 성명서를 낭독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노민규기자
21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자사고 재지정 기준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에서 안산동산고 학부모들이 성명서를 낭독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노민규기자

"올바른 인재 양성에 앞장서는 안산동산고가 형평성에 맞지 않는 평가지표에 의해 평가절하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없는 학부모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전합니다."

올해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운영성과평가)를 받는 안산동산고 학부모들이 21일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가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모인 학부모 40여 명은 한목소리로 "평가지표는 사실상 자사고 폐지를 밀어붙이는 지표"라고 주장했다.

앞서 도교육청은 지난해 자사고를 비롯해 자율학교의 비롯한 자율학교의 재지정 평가 계획 등이 담긴 자율학교지정운영평가계획을 확정하고, 올해 평가 대상인 안산동산고에 기본계획과 세부적인 평가지표를 전달했다. 평가에서 최종 점수가 70점 미만이면 이변이 없는 한 자사고 지위를 잃게 된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평가지표가 애초부터 기준점이 70점이 넘을 수 없도록 설계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교육청 재량 평가가 대폭 늘어난 데다가 감사 지적사례에 대해서도 최대 12점까지 감점할 수 있도록 한 상황"이라며 "감사는 그 사안이 지적된 뒤 바꿨는지의 여부를 평가해야 하는 것 아니냐. 많은 항목에서 최고 점수를 받는다고 해도 70점 이하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불합리한 조항에 대해 교육감과의 간담회를 요청했지만 평가 시기를 앞둔 학교 측과의 만남은 불공정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며 "우리의 목소리가 전해질 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소통하고 학교를 들여다봐 주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학부모들은 그러면서 도교육청의 평가 계획 전면 재검토와 향후 평가 과정에 대한 모든 절차를 저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자사고 폐지만으로 고교 서열화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굳이 강제로 폐지하지 않더라도 지금 자사고 상황은 너무나도 힘들다. 나쁜 것은 가지치기하더라도 각자 가진 특성에 맞게 학교의 장점을 살려 운영할 수 있게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변근아기자/gaga99@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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