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없어 변명 거듭한 노선, 세번째 예타 B/C 0.95 받아내… 의정부시 민락경유 대체노선 의지 불구 두차례 용역발주에도 '무응찰'
입찰중단하자 '편파노선' 논란

전철 7호선 연장선의 의정부 구간 노선 변경으로 인한 갈등이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의정부시민을 위한 최선의 노선은 무엇인가로 시작된 건설적 논의는 이웃 지자체와의 갈등을 일으키고 급기야 '관련 공무원을 처벌하라"는 마녀사냥으로 비화됐다. 

지난 수 년간 노선변경을 위해 동분서주한 의정부시는 이제는 확대·생산되고 있는 오해를 풀기위해 행정력을 소모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역에서 팽팽한 긴장이 지속되면서 '소모적인 논쟁보다도 생산적인 논의를 해야한다'는 피로감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부일보는 의정부시 광역철도의 건설적인 방향을 찾기 위해 논란이되고 있는 전철 7호선 도봉산~옥정에 대한 팩트체크를 시작으로 전문가의 진단을 통한 합리적인 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의정부시 장암역에서 7호선 열차가 대기 중인 모습. 연합
의정부시 장암역에서 7호선 열차가 대기 중인 모습. 연합

현재 추진되는 도봉산~옥정 노선은 일방적이고 편파적인 교통정책일까?

팩트만 놓고 본다면 '아니다'라는 주장이 신빙성을 얻는다.

17일 경기도와 의정부시에 따르면 국토부가 지난해 1월 고시한 도봉산~옥정 노선은 8년의 예비타당성 기간 동안 3번에 걸쳐 가다듬어졌다.

2009년 최초 예타 신청시 도봉산역에서 장암·신곡장암·탑석·민락·고읍·옥정·송우·포천에 이르는 33.1㎞ 노선이 신청됐다.

이후 2차례에 걸쳐 수정을 거쳤지만, 1차 예타 결과는 비용편익(B/C·1이 넘으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이 0.61에 불과했다.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자 2011년 8월 도봉산역~장암~탑석~고읍 14.1㎞ 노선에 대한 검토가 이뤄졌지만 B/C값은 0.81이었다.

결국 2013년 10월 도봉산역~장암~탑석~고읍 14.9㎞ 노선으로 검토에 들어갔고 2016년 0.95의 B/C를 받아냈다. 이마저도 복선이던 전철을 단선으로 변경하면서 B/C값을 올리게 됐다.

이처럼 도봉산~옥정선은 3차례 예타에서 '군살을 빼고 확보해 낸 마지노선'이라는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예타에서 기본적인 골격이 확보됐지만 의정부시는 민락지구 경유를 위한 대체 노선을 지속 건의했다.

의정부시는 3차 결과 발표 6개월 만에 8개 대안 노선에 대한 검토를 요청했다. 8개 안 중 대부분이 민락지구를 직접적으로 통과하는 안이었다.

마지막까지 장암역~탑석역~민락(경유)~고읍 16.3㎞ 노선이 요청됐지만 기재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정부 지침 미달로 수용하지 않았다.

시는 지난해 3월에도 복합문화융합단지 등 추가 개발계획을 반영한 노선 검토를 협의했지만 B/C는 0.88에 그쳤다.

철도 노선을 변경하려면 기재부와 국토부의 지침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총 사업비가 1천억 원이 넘는 사업은 증액 사업비가 15%를 넘지 않아야 하고, 기존 노선보다 경제성도 높아야 한다.

지속적인 노선 변경 시도 끝에 시는 '노선변경 검토용역'도 추진했다.

시는 지난 1월 의회와 시민들의 반대를 감수하고 3억 원을 들여 노선변경 검토용역을 발주했다. 

2차례에 걸쳐 용역이 발주됐지만 결과는 무응찰로 인한 유찰이었다. 3억 원의 용역비에도 불구하고 정부 지침을 충족하면서 지금보다 더 나은 노선을 제시할 용역사는 없었다는 얘기다. 

결국 시는 재입찰 추진을 중단했고, 이 과정에서 안병용 시장은 조건 변경시 재추진 의사를 약속하며 시민들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오는 21, 22일 시장이 직접 사업 추진 경과 향후 추진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라면서 "8호선 연장과 경전철 지선 신설 등 의정부시민을 위한 교통정책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윤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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