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3)씨의 부모를 살해한 피의자 A(34)씨는 범죄를 위해 중국동포 3명을 고용하고, 뒷수습을 위해 지인 2명도 현장으로 불러내는 등 계획적인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동포 3명은 범행 직후 중국 칭다오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할 계획이다.

안양동안경찰서는 A씨와 함께 범행을 저지르고 도주한 B(33·중국동포)씨 등 3명이 지난달 25일 오후 중국 칭다오로 출국한 기록을 확인했으며,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씨 부친 C(62)씨와 모친 D(58)씨를 살해하기 위해 온라인 상에서 경호원을 모집, 중국동포 3명을 고용한다.

이렇게 모인 이들은 지난달 25일 오후 3시50분께 이씨 부모의 아파트 CCTV에 포착된다.

10여분 뒤 이씨 부친 C씨와 모친 D씨가 아파트로 들어선다.

B씨 등이 이날 오후 11시50분께 중국 칭다오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되며, 이날 오후부터 밤 사이에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A씨 진술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후 10시께 뒷수습을 위해 자신의 지인 2명도 불러 현장에 들어갔다.

B씨 등이 이씨 부친 C씨를 냉장고에, 모친 D씨는 장롱에 각각 유기하는 등 엽기적이면서도 계획적으로 움직였다.

A씨는 26일 오전 이삿짐센터를 불러 C씨의 시신이 들어있는 냉장고를 베란다를 통해 밖으로 빼낸 뒤, 사전에 임대해놓은 평택의 한 창고로 옮겼다.

냉장고는 개방이 되지 않도록 테이프로 감겨 있었으며, 경찰이 냉장고를 발견했을 당시에도 상태는 유지돼 있었다.

이씨 모친 D씨가 발견된 집안 내부도 말끔하게 정리돼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등은 이씨 부모 자택에 있던 5억 원도 가져갔다고 진술하며, 경찰은 5억 원의 행방도 쫓고 있다.

이 돈은 이씨 친동생이 차량을 판매한 대금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범행은 3주 후에나 알려졌다.

이달 16일 이씨의 친동생이 "부모님과 전화가 되지 않는다"며 경찰에 신고하면서다.

경찰은 소방과 함께 이씨 부모 자택을 방문, 기척이 없어 문을 개방하고 들어가 이씨 모친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CCTV 등을 추적해 다음날인 17일 수원 연무동에서 A씨를 검거한 뒤, 이날 오후 평택 한 창고에서 이씨 부친 시신도 확보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전반적인 진술은 거부했으나 "이씨의 아버지에게 투자 목적으로 2천만 원을 빌려줬지만 돌려주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범 3명은 이전부터 국내에서 살아온 조선족들"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씨의 부친은 두부외상 및 목 졸림으로 인한 질식으로, 모친은 목 졸림으로 인한 질식으로 각각 숨졌다는 소견을 냈다.

정성욱·신경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