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문화생활 지원 취지 불구 복지포인트는 온라인몰서 교환… 온누리상품권은 구둣방서 현금화

사진=인천시 네이버 포스트 캡쳐
사진=인천시 네이버 포스트 캡쳐

“복지포인트는 소셜커머스로 바꾸고, 온누리상품권은 손해를 보더라도 구둣방에 팔았어요.”

다음달로 1년차를 맞는 ‘1석5조 인천 청년사랑 프로젝트’ 사업, 인천시는 아직까지 지원제도의 허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21일 시에 따르면 1석5조 프로젝트는 청년지원정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4월 첫발을 내딛은 사업이다.

사업 취지는 지역 제조기업 청년 근로자의 능력 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근무 복지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다.

지원대상자는 지난해 1월 1일 이후 3개월 이상 재직 중인 연봉 2천700만 원 이하의 18~34세 인천 소재 중소 제조기업 근로자다.

대상자로 선정되면 연간 120만 원 상당의 복지지원금을 지원받는다.

분기별로 1회차에는 온누리 상품권 30만 원권을 등기로 받고, 2회차부터 4회차까지 3번 30만 원씩 복지포인트를 받게 된다.

현재 3회차까지 1천명에게 지급됐다.

그런데 전통시장에서 쓰여야 할 온누리상품권이 일명 구둣방(상품권 매입처)에서 거래되고 있다.

남동공단에서 근무하는 A(28)씨는 지난해 1석5조 프로젝트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

A씨는 “1회차에 온누리상품권 30만 원권을 받았지만 전통시장을 갈 일도 쓸 일도 없었다”며 “구둣방에 온누리상품권 1만 원권 30장을 팔아 현금 28만5천 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주안산단에서 근무하는 B(27)씨는 지급받은 30만 원 상당의 복지포인트를 1석5조 홈페이지 내에서 소셜커머스 교환권으로 모두 바꿨다.

B씨는 “1석5조 사이트에서도 물건을 살 수 있지만 복지교환권 코너에 소셜커머스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교환권이 있어 모두 전환했다”며 “홈페이지보다 소셜커머스에 더 많은 제품이 있고, 더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결국 인천지역 청년 근로자를 위한 사업이지만 혜택을 보는 이는 따로 있는 실정이다.

당초 시의 사업 취지는 청년 근로자들의 레저·취미를 보장하고, 문화생활과 가정친화를 위한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금으로 바뀐 온누리상품권과 소셜커머스 포인트로 바뀐 복지포인트는 어디에 쓰이는 지 알 길이 없다.

특히 현금으로 바꾸면서 떼어가는 4%는 이 사업과 상관없는 구둣방 주인이 챙기는 셈이다.

시 관계자는 “청년을 지원하는 자체가 좋은 사업이기에 실질적으로 복지포인트나 온누리상품권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몰랐다”라며 “악용하는 사람들을 막을 방법이 많지는 않지만 소셜커머스로의 포인트 전환을 막는 등의 방법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유정희기자/ryuj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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