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진 부모 살인 사건'은 1년여 전부터 철저하게 준비해온 계획범죄로 결론났다.

안양동안경찰서는 26일 강도살인, 사체유기, 주거침입, 위치정보법 위반, 공무원자격사칭 등 혐의로 김씨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구속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3월부터 이씨 부모 주거지 외부를 촬영하는 등 범행을 준비해왔다.

한 달 뒤 김씨는 이씨의 불법 주식거래와 투자유치 등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의 인터넷 카페모임 관계자를 만나 이씨 주변 정보를 확인하기도 했다.

또 김씨는 같은달 위치추적기를 구매하고, 4회가량 피해자 위치를 확인했다. 실제 이 위치추적기는 범행 당일 이씨 아버지 차량에 부착돼 범행에 이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 휴대전화에서는 지난해 5~8월 3차례에 걸쳐 이씨 아버지(62)의 귀가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은 이러한 수사결과를 토대로 이씨가 1년여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봤다.

'이희진 씨 부모살해 사건' 피의자 김다운이 검찰에 송치하기 위해 26일 오후 경기도 안양동안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희진 씨 부모살해 사건' 피의자 김다운이 검찰에 송치하기 위해 26일 오후 경기도 안양동안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씨는 치밀하게 범행을 실행했다.

김씨는 지난 2월 인터넷 구인광고를 통해 공범 A(33)씨 등 3명을 고용했다.

이어 범행일인 같은달 25일 새벽께 이씨 부모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부착, 이씨 부모 동선을 파악하다 이날 오후 3시51분께 공범들과 함께 이씨 부모가 거주하는 아파트 입구로 들어갔다.

김씨 등은 경찰을 사칭하며 집으로 들어갔고, 이씨 부모를 살해한 뒤 5억 원이 든 돈 가방을 들고 달아났다.

김씨 등은 이씨 아버지 시신을 냉장고에 넣어 평택의 한 창고로 옮기고, 어머니 시신은 장롱에 숨겨놓는 등 사체를 유기했다.

김씨는 살해한 이씨 어머니(58) 휴대전화를 이용해 이씨 동생과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추가 범행을 계획하기도 했다.

그는 "아는 사업가가 있으니 만나보라"며 자신이 그 사업가인 척 이씨 동생과 만났다.

김씨는 추가범행을 위해 접촉한 흥신소 직원에게 "2천만 원을 줄 테니 오늘 작업합시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흥신소 직원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부모와 연락이 되지 않는 걸 의심한 이씨 동생은 지난 16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경찰은 다음날 김씨를 검거했다.

한편, 김씨는 달아난 공범들이 이씨 부모를 살해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그가 강도살인 범행 전반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보고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경찰은 범행 당일 중국 칭다오로 출국한 공범 A씨 등 3명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 중국 공안이 검거하면 국내로 송환해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정현·정성욱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