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누리 직원들이 환자들의 의무기록물을 스캔해 디지털 영상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가천누리
가천누리 직원들이 환자들의 의무기록물을 스캔해 디지털 영상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가천누리

장애인 35명을 고용하고 있는 가천대 길병원 자회사 ‘가천누리’가 지난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으며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가천누리’는 가천대 길병원이 설립한 자회사로 2014년 12월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환자들로부터 받은 각종 동의서, 약정서 등 의무기록물을 스캔해 디지털 영상화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개소 당시 21명이던 직원은 4월 현재 35명으로 늘었고, 직원 모두는 장애인이다. 대부분이 중증장애인이다.

‘가천누리’가 장애인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해 이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의 기반을 다지는데 기여하며,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로 동반성장 모델을 제시해 주고 있다.

‘가천누리’가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장애인 맞춤형 근무 형태와 직원 간 단합 등에 있다.

장애인 직원의 신체적, 건강상의 이유 등을 고려해 전일, 오전·오후 근무를 탄력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병원 이용에 있어 진료비 감면 혜택을 주는 등 직원들이 직장 생활을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직원 가운데 9명은 입사 때부터 지금까지 근속하고 있으며, 가천대 길병원 자회사 직원이 누릴 수 있는 복지혜택도 그대로 적용받고 있다. ‘가천누리’는 일자리가 곧 복지이자 상생이라는 인식으로 출발했다.

한문덕 대표이사는 “판매량, 생산성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라 정확하고 꼼꼼한 업무능력이 필요한데, 장애인 직원들의 집중력이 높아 업무효율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장애인 고용률은 30% 중반대에서 정체된 상태로, 중증장애인의 고용률은 20%대다.

장애인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기업의 장애인 고용을 독려하고 있지만, 의무고용률은 공공부문 3.2%, 민간부문 2.9%로 저조하다. 이와 같은 바늘구멍을 뚫고 채용이 되도, 여러 사유에 의해 중도 퇴사하는 일이 많다.

김양우 가천대 길병원 원장은 “가천누리는 장애인 고용에 대한 편견을 없앤 좋은 사례로, 민간 부분에서 더 많은 기업들이 고용 창출을 통해 지역사회 기여에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범수기자/ameego@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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