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은미술관은 오는 9월 8일까지 유병훈 작가 초대 기획전 ‘숲. 바람 . 默(묵)’을 선보인다.

유 작가는 홍익대학교 서양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1971년 춘천 한일은행 별관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으며 박수근 미술관 명예관장, 강원 현대작가회 창립 회원,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강원도립 미술관 건립 추진 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그의 그림들은 숲과 강, 그리고 한국 동북지연의 다양한 사람의 소리에 이르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숲, 바람, 묵-The Forest The Wind-Silence’을 주제로 하는 이번 기획전은 활발히 활동하는 유 작가의 최신작과 그 연장성에 있는 작품을 선보여 작가의 현재와 그의 지향점을 제시한다.

유 작가의 작품은 모티프와 그 형식과 내용면에서 자연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뜻 보아선 무엇인지 바로 알아보기 힘든 작품 속 작은 점들은 1980년부터 시작해 그 역사를 꽤 오래 갖는다.

40년이 넘게 자연을 통과한 작가의 호흡은 그 당시 작가의 상황과 상태에 따라 다르게 파편화 되고 흩어져 작품에 나타난다.

무수히 많은 점들은 주로 붓과 손으로 작업되는데, 초창기에는 물감을 손으로 찍어 질감을 만들어 뱉는 맛을 냈다면, 지금은 붓으로 찍어 스미는 맛을 낸다.

이런 각각의 점들은 다른 질감과 채도로 표현되어 작가의 심상을 담은 자연으로 돌아온다. 자연의 재현이 아닌 자연을 통과한 작가의 편린들이 추상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또한 각각의 점처럼 작업실 곳곳에 자리한 작품들을 다시 마주하면서 작가는 그때의 ‘나’를 만나 ‘나’를 거쳐 간 수많은 ‘나’와 대화한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객들은 하이데거가 말하는 ‘존재성’인 각각의 개인은 세계를 이루고 자연의 한 부분을 담당하는 서로 결합된 존재서의 의미를 찾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시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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