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업체 30곳 500명 채용목표… 구직자 예상보다 2배이상 불구 주52시간 도입관련 설명 부족
기존 인력이탈로 성과 미지수

버스사업장 주52시간 근로시간제 시행을 앞둔 20일 오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기도 버스 승무사원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김영운기자
버스사업장 주52시간 근로시간제 시행을 앞둔 20일 오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기도 버스 승무사원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김영운기자

“다른 일은 60대 초반이면 끝인데 버스 운전은 조금 더 할 수 있을것 같아서 도전하게 됐습니다”

오는 7월 ‘2차 버스대란’이 우려되는 주 52시간제 300인이상 버스 업체 도입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기도내 버스 종사자 모집 박람회에 기대보다 2배 많은 인원이 운집해 ‘북새통’을 이뤘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추가 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채용 기대감을 높이게 됐다.

그러나 충분한 인력이 채용될지는 미지수다.

채용과정에서 주52시간제 도입에 따른 임금감소 우려 여파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고, 최근 이 같은 우려로 현직 종사자들이 버스업체를 이탈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서다.

20일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은 이날 오후 수원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경기도 버스 승무사원 채용 박람회’를 열고 도내 30개 주요 버스업체의 구직 채용 상담을 진행했다.

경기도와 국토교통부, 경기버스운송사업조합의 후원으로 진행된 박람회엔 도내 버스업체 300인 이상 업체 17곳, 300인 미만 13곳 등 총 30곳이 직접 행사에 참여해 각 부스에서 상담을 받고 구직자들의 이력서를 받았다.

이날 박람회는 예상보다 많은 구직자가 밀집, 주최측이 추산한 200명을 훌쩍 넘어 행사 개시 1시간 30여분 만에 400명을 돌파했다.

박람회 마감일인 내일까지 총 1천명의 참석이 예상되는 등 초만원을 이뤄 부족한 운수종사자 채용에 기대감을 높였다.

공사 현장에서 근로를 해온 박씨(51·성남)은 “현장이 더 많은 임금을 벌 수 있지만 나이가 있고 몸이 아프고 위험해서 버스업을 하고자 찾았다”며 “버스일은 정년 이후에도 일이 가능한 장점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도는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내년까지 필요한 인력이 가동률을 현 수준인 85%로 유지할 시 3천838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주최 측은 내일까지 구직자 채용 목표를 500명을 잡았다.

그러나 충분한 인력채용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여파를 구직자들이 완전히 이해하기엔 설명이 부족해서다.

채용게시판에 정보를 올려둔 업체 35곳 가운데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근무 형태를 1일2교대제로 명시한 곳은 6곳에 불과했다.

또 채용에 참여한 업체들은 입사 후 단기간에 월급이 많이 오른다고 참여를 독려했지만 대체로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임금 감소 우려에 대한 설명은 없거나 미약했다.

박람회에 참여한 한 버스업체 관계자는 “예상을 훌쩍 넘어 40명이 이력서 냈다”면서도 “다른 채용박람회와 비교해봤을 때 이 중 10%(4명) 정도 채용을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주 52시간제 도입을 앞두고 임금 수준 감소해 업체들에선 인력이 이탈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회사 노조 인천지부장인 B씨는 “인력이 부족해 노동자를 대표해서 나왔다. 회사에서 버스 850대를 운영하고 운수종사자 130명이 일해왔는데 최근 10여명이 나갔다”며 “52시간제 도입을 앞두고 임금협상한 결과 임금이 낮아진 것이 원인”이라고 전했다.

도내 다른 업체들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장원호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 위원장은 “52시간제 도입을 앞두고 일부 이탈이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퇴직 연령 가까워진 노동자들이 퇴직금이 낮아질까 우려돼 이탈 문의가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이날 인력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버스 업계에 3개월의 처벌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성욱기자/sajikok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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