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


낯익은 아이가
고향집 다락
흑백사진 속에서
누렇게 웃는다

눈 짝짝이 황구
아버지 기침소리 물고
모퉁이 돌아 먼저 달려오면
뒤란 새우젓 독 옆에서
앵두로 익는 어머니

추억이 녹스는
함석지붕에도
햇살은 쏟아지고
깨지고 부서진 세월
아직도 날선 사금파리 같은데

빈 마당엔
백발의 아이가
해 질 녘 그림자처럼
길게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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