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학들이 세계의 유명대학의 반열에 들기 시작했습니다.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세계 대학 순위 100위 안에 든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내년 Q.S 세계대학 평가에서 우리나라의 서울대학교가 37위, 카이스트가 41위, 고려대학교가 83위, 포항공과 대학교가 87위, 성균관 대학교가 95위로 100위 안에 5개 대학교가 들어 있습니다.

1945년 해방을 맞고 그 후 나라의 기틀이 마련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6.25 사변으로 잿더미가 된 폐허 위에서도 자식 교육에 모든 것을 바친 전쟁세대의 어른들 덕분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세계사에서 주목받는 나라로 성장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진학률이 72.5%(2011년)에 이르며 전국민이 고학력군이 되고 있습니다.

세계화에 편승해서 외국대학의 진학도 유네스코의 통계연구소의 발표에 의하면 세게 3위에 들 정도가 되었습니다. 1위는 중국으로 69만4천여명, 인도가 18만9천여명, 우리나라가 12만3천여명이라고 합니다.

가히 인재강국(人材强國)으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얼마전 LA에서 발행하는 미주 한국일보 6월 19일자에 의하면 미국의 명문대학서 입학생의 고교시절의 불미스런 행동으로 인해 합격이 취소되는 사례가 있어 세간을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선망하는 아이비리그 대학에 합격통보를 받았던 한국 학생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이 문제가 되어 합격이 취소되었다고 합니다. 이 학생은 대학합격 통보를 받은 후 입시 중압감에서 벗어난 해방감에 친구들과 난잡한 술파티를 벌이며 이 때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 대학의 2차 사정에 적발되어 합격이 취소가 되었다고 합니다.

또 AP통신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카일 카슈브’라는 18세의 고교생이 하버드 대에 합격했다가 하버드 대에 의해 입학이 취소된 일을 보도했습니다.

카슈브 군은 프로리다 파크랜드에 위치한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 출신입니다. 이 학교는 2018년 2월 14일 총기 난사 사고로 17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부상당한 사건이 일어난 학교입니다.

카슈브 군은 2년 전 친구들과 문자메세지와 온라인 문서를 통해 ‘유대인을 죽여라’라는 극단적 발언과 흑인비하 욕설을 한 사실이 SNS에 밝혀져 하버드대로부터 입학이 취소되었다는 것입니다.

16살 때 한 행위인데도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6월 22일 카슈브 군은 속좁고 경솔했다고 인정하고 부끄럽다며 공개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고 합니다.

그러나 하버드대는 카슈브 군에게 지원자의 정직성과 성숙함, 도덕성이 의심이 되는 행위에 대해 입학을 취소할 권한이 있다면서 과거 발언을 요구했고 카슈브 군은 ‘어리석고 상처가 되는 발언을 한데 대한 어떤 책임도 질 것이며,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카슈브 군의 간절한 해명에도 하버드대는 카슈브 군의 입학을 취소했다고 합니다.

입학원서를 낼 때 보여주었던 학생의 모습과 학교측이 기대했던 모습이 크게 다르다고 판단이 되면 가차없이 합격이 취소되는 엄격한 모습을 봅니다.

얼마 전 모 방송국에서 방영되었던 ‘SKY캐슬’이라는 드라마에서 자기 아이를 특정대학 특정학과에 보내기 위해 반사회적, 반도덕적으로 불의한 일을 자행하면서도 아이에게 ‘너는 아무 걱정 말고 공부만 해’ 하던 대사가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을 대변해주는 것과 너무 대조적입니다.

이젠 한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한 생애가 여과없이 모두 기록되고 저장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신상 털기에 걸려들지 않을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이기적 인간으로 공부만 한 사람은 성공은커녕 생존하기도 어려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정직하고 도덕적, 윤리적으로 깨끗하게 살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한 개인의 성공적 인생을 보장할 수 없는 세상으로 이전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총리가 국회에서 답변하는 내용 중 ‘뜻 밖에도 장관직을 사양하는 분이 굉장히 많다. 청문회에 임하기 싫다는 분이 의외로 많다’고 했습니다. 병역비리, 위장전입, 논문표절, 부동산 투기, 세금탈루의 기준에 다 해당된다는 증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따라서 고학력 사회로 이전하면서 고학력에 맞는 지식과 인격과 도덕성을 고루 갖춘 품격 있는 사람으로 윤리적으로도 흠이 없는 깨끗한 사람이 되도록 개인과 사회와 국가가 힘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입니다.

유화웅 시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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