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지 18곳 비용 부담 준설안해… 실제 저수비율 70~85%대 불과
9곳 펌프장 미설치 증설 미뤄져

홍수방지를 위한 인천지역 유수지와 배수펌프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집중호우 때 물을 가둬 두는 유수지는 퇴적으로 인해 실제 저수용량이 70~80%대에 불과하고, 펌프장도 절반 설치돼 있지 않을뿐더러 용량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18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지역 유수지는 모두 18곳에 달한다.

인천교매립지·석남·백운·학익·남동1·남동2·논현·갈산·삼산·송도동측배수갑문·송도공촌·송도북측·송도4공구 남측·송도5공구 남측 등 11곳은 2010년 이전에 설치됐다.

학익유수지의 저수용량은 100만㎥에 달하지만 지난달 기준으로 흙이 73㎝(퇴적량 31만5천679㎥)나 쌓여 실제 저수비율은 72.1%에 불과하다.

남동국가산단과 연수구 연수택지개발지구의 침수 방지용으로 지난 1988년 설치된 남동1유수지도 61만5천811㎡의 면적에 저수용량은 319만4천914㎥다. 하지만 흙이 75㎝(퇴적량 46만2천621㎥) 쌓여 실제 저수비율은 85.5%다.

인천교매립지, 석남의 실제 저수비율은 각각 89.3%, 89.4%에 그치고 있다.

평균 20년이 지나도록 준설을 한번도 하지 않은 탓이다. 수백억 원이 드는 준설비 부담 때문이다.

유수지 18곳 중 석남·남동2·논현·서운산업단지·강화일반산업단지·송도동측배수갑문·송도공촌·송도4공구 남측·송도5공구 남측 등 9곳은 펌프장도 설치돼 있지 않다.

또 펌프장 증설이 요구되고 있지만 미뤄지고 있는 곳도 있다.

남동1 유수지의 경우, 10년 전부터 펌프장을 증설해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지만 차일피일 미룰 뿐이다.

친수 공간이 만들어지면서 남동1 유수지의 저수용량이 줄었고, 이 때문에 펌프용량을 현재 1분당 2천555㎥에서 8천888㎥로 늘여야 한다는 용역결과도 나왔지만 지금까지 증설계획은 없다.

펌프장은 집중호우 때 침수된 지역의 빗물을 모아 배수하는 역할을 한다.

인천처럼 노후 하수관거가 많은 지역의 경우, 도로나 주택 침수가 빈번해 펌프장 설치는 필수다.

최근 강수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특히 6~9월에 집중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유수지 준설이나 배수능력을 키우는 펌프장 증설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시도 새로 설치하는 하수관거의 용량을 강우강도를 20년 빈도에서 30년 빈도으로 늘리고 있지만 매년 하수도특별회계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수지, 펌프장, 하수관거 등 기존 하수시설에 대한 교체·증설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퇴적이 심각한 유수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며 “우선 퇴적이 심한 학익유수지에 대해 준설(7만t)할 예정이다 ”고 말했다.

한편, 시는 남동구(소래·구월·간석), 부평구(부평6), 서구(석남1·가좌2) 등에 국비를 받아 소규모 유수시설 설치를 진행하고 있다.

이 시설들은 모두 지하형으로 조성되며, 오는 2023년까지 순차적으로 완료될 예정이다.

정민교기자/jmk2580@joongboo.com

인천 남동유수지. 사진=연합
인천 남동유수지.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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