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계원예대 인근 400m 1년새 매출 40% 곤두박질
화성 병점역앞 상권도 썰렁… 공급과다·경기침체 이중고

17일 오후 7시께 의왕시 내손동 '의왕예술의거리' 일대 한 빈 점포에 임대 안내장이 오래된 듯 낡고 빛이 바랜 채 붙어 있다. 이곳 상권은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위축과 서울, 백운호수 등 인근 상권으로의 빨대효과로 인해 공실률 증가, 임대료 하락 등을 겪고 있다. 안형철기자
17일 오후 7시께 의왕시 내손동 '의왕예술의거리' 일대 한 빈 점포에 임대 안내장이 오래된 듯 낡고 빛이 바랜 채 붙어 있다. 이곳 상권은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위축과 서울, 백운호수 등 인근 상권으로의 빨대효과로 인해 공실률 증가, 임대료 하락 등을 겪고 있다. 안형철기자

백반집, 편의점, 카페, 책방, 어묵집, 와인바, 쌀국수, 방탈출카페, 구두점, 미용실, 옷집, 일식주점, 바비큐집…. 17일 오후 7시께 의왕시 내손동 계원예술대학교 인근 상권의 폐점포들이다. ‘의왕예술의거리’로 불리는 계원예대 상권은 반경 400m 규모로 지난 2002년 조성됐으나, 현재 상권침체가 급격히 진행 중이다. 상가건물 1층에만 문이 닫히거나 임대를 써 붙인 곳이 28곳에 달했다. 텅 빈 거리, 문을 연 가게도 있었지만 손님은 많지 않았다. 아예 없거나 1~2테이블이 전부였다.

대학교와 아파트단지로 둘러싸여 한때 번성했던 이곳은 2년 전부터 본격 침체기를 맞았다. 상인들은 “주민들은 물론 대학생들마저 지갑을 닫았다”고 토로했다. 이곳에서 요식업만 17년째 이어 온 A씨는 “지난해부터 상황이 심각해지더니 1년 새 매출이 40% 급감했다”면서 “주민들은 소비를 줄이고, 대학생들은 여기서 소비하지 않고 서울이나, 새로운 상권인 백운호수 쪽으로 나간다”고 말하며 한숨을 토했다. 상인들은 “폐점을 하고 싶어도 철거비와 권리금 때문에 버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상권침체에 임대료도 하락한 상황이다. 최대 하락폭을 겪은 매물은 보증금의 60%, 월 임대료는 30%가 떨어졌다. 인근 한 부동산 업자는 “공실이 계속되면서 2년 전부터 임대료 하락이 진행됐다”면서 “1년6개월 동안 공실 상태로 남아 있는 점포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1층은 그나마 양호한 수준”이라며 “전체 상권 공실률은 30%를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18일 오후 1시께 화성시 진안동 병점역 앞 상권. 역과 건너편의 버스정류장을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만 분주할 뿐, 점심시간임에도 불이 꺼져있는 가게들이 늘어서 있었다. 반경 500m 규모, 폐점 또는 문을 닫은 점포는 13곳이었다. 7년째 이곳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B씨는 “2년 전보다 매출이 50% 감소했다”면서 “장사할 자리가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인근 한신대학교 학생들도 머물지 않고 바로 수원역 등 중심지역으로 이동, 소비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 이곳도 20%가량의 임대료 하락을 겪고 있었다. 부동산 업자 C씨는 “역 앞 일대 가게의 30%가 공실”이라며 “최근 들어 임차 문의조차 없다”고 전했다.

이처럼 경기도내 동네상권이 침체국면에 빠졌다. 과도한 상가공급, 상권 이동, 경기침체 등이 중첩된 까닭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상혁 더케이 컨설팅 그룹 상업용부동산센터장은 “동네상권 등 소규모 상권의 침체는 전국적인 상황으로 2017년 연말부터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2월 발표한 ‘2018년 전국 소상공인 실태조사 시험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는 전국 기준 328만곳, 경기도 57만곳이다. 이 중 73.5%가 폐업경험이 있다. 전년 대비 매출 감소 업체는 70.9%, 영업이익 감소 업체는 72.15%로 집계된 가운데, 매출감소 요인에 대해 자영업자 42.2%가 ‘상권쇠퇴’를 꼽았다.

안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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