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30억→10억지원 축소 불구 내년도 본예산서 삭감… '재정우수 도시' 내부의견 먹힌 듯

수원수목원 조성이 예정된 일월공원 전경. 사진=수원시청
수원수목원 조성이 예정된 일월공원 전경. 사진=수원시청

경기도가 수원시에 처음 들어설 ‘수원수목원’ 조성과 관련된 예산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당초 경기도는 사업 목적에 부합해 일정부분 예산을 지원키로 했으나 돌연 행정절차 미비라는 이유를 들어 내년도 본예산에서 삭감을 시킨 것인데, 수원시는 상황을 지켜본 뒤 추후에라도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20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최근 내년도 본예산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도 산림과가 신청한 수원시의 지방수목원 조성 지원 예산 10억 원을 삭감시켰다.

파주시(15억 원)와 여주시(1억5천만 원)는 삭감되지 않았다.

도는 수원수목원 조성 지원 예산 삭감의 이유로 가용재원 한계에 따라 계속사업에 대해서만 편성하고, 신규사업은 우선순위에서 삭감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예산 편성 과정에서 지자체 중 상대적으로 재정상태가 우수한 수원시에 도의 예산을 지원할 필요가 있냐는 내부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앞서 도는 수원수목원 조성 사업에 2020년과 2021년 각각 30억 원씩 총 6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도는 내년도 긴축재정 필요성에 따라 지난 10월 공문을 통해 10억 원으로 축소됐다는 입장을 수원시에 전달했으나, 결국 이마저도 삭감된 것이다.

더욱이 예산을 신청한 실무부서에서는 예산 삭감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진행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와 관련된 질의를 한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 소속 안혜영 의원(민주당·수원11)은 "경기도에서 논의해 내년도 예산에 겨우 10억 원. 30억 원 규모에서 10억 원을 도가 편성키로 했는데 담당부서도 모르게 예산이 사라졌다"며 "시군에서 큰 사업을 할 때 언제든 신규가 될 수 있는데 경기도는 시군에서 하고자 하는 모든 사업에 지원을 안 하겠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도 관계자는 "경기도의 세수가 나쁘다 보니 기조실에서 예산을 심의하면서 사업 대부분이 삭감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부지 매입 등 행정절차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선 이번 본예산 심의 과정에서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수원수목원은 천천동 일월공원 내에 축구장 14개 넓이인 10만1천500㎡ 규모로 조성되는 수원의 첫 수목원으로 당초 국토교통부 소관 균특사업으로 진행되다가 올해 균특회계(국비) 지방이양 사업으로 전환돼 수원시가 맡아 추진하게 됐다.

총 사업비 738억 원 중 228억 원 가량이 이미 투자됐으며 남은 510억 원은 수원시가 책임져야 한다.

수원시 관계자는 "우리시는 시민들에게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차별화된 생활형 도심 수목원인 수원수목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경기도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시민들과의 약속인 만큼 도비와 국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kplock@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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