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되는 강물


남쪽 들녘을 지나온 강물과
북쪽 산골을 흘러온 강물이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만난다
저들은
남과 북의 다른 산야를 거쳐 왔지만
낯가림하며 당황해하지도 않고
내 편 네 편 가르며, 으르렁거리지도 않으며
얼싸안은 한몸 되어 흘러간다
시시비비하지 않고
이기려는 마음이 없이
더 깊고, 더 넓은 한강 되어 유유히 흐른다
품 속에 사는 것들 다 안고서
방해물은 돌아서 가고, 언덕은 뛰어내리며
주기만 하고 받을 맘 없이
아래로 아래로 거침없이 흘러간다
모두에게 인사하며
넓은 세계 바다를 향해 넘실대며 간다



*양수리두물머리: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곳
 

 

박수민 약력
순수문학 시·창조문예 수필 등단, 영랑시 문학상, 한국장로 문학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한국기독시인협회,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시집 ‘나무와 뿌리’ 산문집 ‘비교될 수 없는 가치’ 등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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