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는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삶의 기준이 됩니다.

태어나서 100일, 첫 돌, 두 돌은 잔치를 하고 7살이면 초등학교를 비롯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 등을 들어가는 기준으로 삼습니다. 게다가 법률로 정한 나이의 기준이 있어 투표권 행사 심지어 영화관람도 나이에 따라 가능하기도 하고 불가능하기도 하며, 형벌도 나이의 기준에 따라 범죄 사실이 있어도 죄를 불문에 붙이기도 합니다.

공자(孔子)께서는 인생의 의미를 나이에 따라 각각 다르게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15살은 학문에 뜻을 둔다 하여, 지학(志學)이라 하고, 30살은 배움에 성과를 이룬다 하여 이립(而立)이라 하고, 40살은 모든 유혹을 극복할 수 있다하여 불혹(不惑)이라 하고, 50살은 하늘이 준 사명을 안다 하여 지천명(知天命)이라 하고, 60살은 세상의 모든 일에 대하여 이해하며 귀가 부드러워진다 하여 이순(耳順)이라 하고, 70살에는 무슨 일을 하든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다 하여 종심(從心) 또는 불유구(不踰矩)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예기(禮記)에서는 10살을 유(幼)라고 하여 글을 배우기 시작하는 나이로 보고, 20살은 약(弱)이라 하여 몸과 마음은 조금 약하나 다 자랐다고 보고 이때 관(冠)을 쓴다하여 약관(弱冠)이라고 했습니다. 30살은 장(壯)이라고 하여 장정(壯丁)이 되었으므로 아내(妻)를 맞아 집(家)을 가지고 가정을 꾸려 자식을 낳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40살은 강(强)이라고 몸과 마음이 굳세어져서 바른 판단을 하는 나이므로 벼슬길에 나가는 나이라고 했고, 50살은 애(艾)라고 합니다. 쑥처럼 머리가 희끗희끗해지는 나이로 경험도 많고 마음도 평정심을 가지므로 나라의 큰일도 맡을 수 있는 나이라는 거지요.

60살은 기(耆)라고 하였습니다. 노인의 문턱에 다다른 나이로 자기가 할 일을 앉아서 아랫사람에게 시켜도 되는 나이고, 70살은 기로(耆老)라고 하는데 완전히 늙은 노인으로 살림은 자식들에게 맡기고 벼슬길도 물러나는 나이로 보았습니다.

80살, 90살은 모(耄)라고 하며 이 나이에 들어서면 기력이 떨어지고 어린아이와 같아진다고 하여 죄를 범하는 경우를 비롯, 모든 것에 면죄부를 주는 나이로 인정을 했습니다.

일곱 살 까지는 아직 철이 없어 사리분별을 못하므로 가엾다고 해서 도(悼)라고 했습니다. 모(耄) 즉, 80, 90살을 도(悼)와 같은 대우를 했습니다.

100살은 기(期,紀)라고 하는데 기(期,紀)는 100년의 수(壽)를 말합니다. 또 100살을 기이(期頥)라고도 하여, 예로부터 이렇듯 나이에 의미를 부여하였습니다.

물론, 사람의 가치가 나이로 평가되지는 않습니다마는, 나이가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큽니다. 세월을 지나며 삶의 양식과 경험이 내면에 축적되고 그 축적된 것이 인격으로 승화되고 그 지닌 인격으로 주변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게 됩니다.

따라서 나이는 먹는 만큼 쌓아가야 할 것은 덕(德), 너그러움, 포용심, 베푸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 용서하는 마음, 비우는 마음 등이 되겠습니다.

그것이 나잇값하는 것이고 나아가 나잇값을 하며 살면 가족들에게는 가풍(家風)이 되어 주변으로부터 존경을 받는 가문이 됩니다. 그런 어른들이 많아져 사회의 전통이 만들어지면 국풍(國風)이 됩니다. 산과들에 흩어져 있는 바위나 돌이 오래 되었다고 하여 귀중히 여기지 않고 동식물의 화석이 새겨져 있거나 어떤 가치가 있을 때 역사적, 사회적, 가치를 인정하듯이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공자께서는 무의(毋意), 무필(毋必), 무고(毋固), 무아(毋我) 즉, 사무(四毋)의 사람이 되라고 했습니다. 무의 즉, 편견이 없고, 무필,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절대적 사고를 하지 않고, 무고, 자기 고집, 집착을 없애라는 것입니다. 무아, 내 입장, 내 생각이 없이 상대방부터 생각하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예수님께서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기심, 탐욕, 고집, 교만, 독선이 쌓여져 돌같이 굳은 마음을 가지고 인생의 결론을 잘못 맺는 길로 가는 이들도 보입니다.

한 시대를 살면서 꼭 존경받지는 않더라도 반드시 있어야 할 사람으로 살았으면 합니다.

그것이 값있는 나이테를 만드는 것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품격 있는 삶을 사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유화웅 시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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