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양육비 지급 법원 판결에도 거부 여전하다면
[사설] 양육비 지급 법원 판결에도 거부 여전하다면
  • 중부일보
  • 기사입력 2020.02.13 14:00
  • 최종수정 2020.02.13 1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법원의 판결에도 양육비 주기를 거부하는 나쁜 아빠들이 여전하다. 한 달 전 법원은 명예훼손으로 고소된 배드파더스 사이트 운영진들에게 무죄판결을 내렸다. 이 사이트에서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들의 신상을 공개했는데 법원은 이것이 개인에 대한 비방이 아니라 아이들의 고통스런 상황을 알리고 양육비 지급을 촉구하기 위한 공익적 활동이라고 본 것이다. 법원의 무죄판결 이후 사이트 운영자들은 신상이 공개된 부모들로부터 양육비를 지급하겠다는 연락이 왔다며 긍정적 영향력에 반가워했다.

하지만 이것도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여전히 양육비 지급을 거부하며 법대로 하자고 버티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양육비를 받기 위해 1인 시위까지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서 양육비를 줄 마음을 접었다고 엉뚱한 변명을 늘어놓는 사람도 있다. 아버지가 주지 않는 양육비를 아이의 조부모에게 호소하는 경우도 있지만 본인들은 모른다며 당사자끼리 해결하라는 무책임한 사람들도 있다. 양육비는 아빠의 소득 상황을 고려해 책정하기 때문에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에 있다. 하지만 밀린 양육비가 쌓여 많은 돈이 되는 것이다.

게다가 양육비를 줄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이 있어도 노골적으로 이를 회피하고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는 양육비의 본질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감정적 처사다. 양육비는 아이를 기르는 한쪽 부모의 생활비가 아니라 자녀들의 성장에 필요한 돈이다. 양육비 분쟁은 이혼한 부부 간의 채권·채무 관계가 아니라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필요한 생존비용이란 관점에서 봐야 하는 것이다. 양육비를 주지 않는 배드 파더스의 공통점은 부부 사이의 악감정을 자녀들에게까지 투영한다는 점이다. 이미 부모와의 분리로 인해 고통 받는 자녀들에게 경제적 어려움까지 겪게 한다는 것은 부모 자격 자체가 없는 것이다.

양육비를 받지 못한 여성들이 자녀를 키우기 위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낼 지는 안 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심지어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그 고통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문제는 법원이 양육비를 주라고 판결해도 안 주고 버터면 판결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아예 소송 자체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소송 진행에 걸리는 시간과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가정의 형태가 매우 다양해진 현실에서 자녀의 양육을 둘러싼 갈등도 갈수록 많아질 것이다. 양육비를 받지 못해 고통 받는 한쪽 부모와 자녀들이 없도록 실효성 있는 법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볼만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