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지역의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물질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환경위성 천리안2B호가 발사됐다. 무려 9년에 걸쳐 우리 기술로 개발한 위성이다. 천리안이란 그 이름조차 의미심장하다. 천리안2B호를 실은 발사체가 날아올라 31분 만에 위성이 발사체에서 분리되자 우주센터 통제실에서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우리의 기술력을 세계에 보여준 쾌거이다. 천리안2B호는 정지궤도에 있는 위성 중에서 세계 최초로 환경센서를 탑재해 우리나라와 동아시아의 대기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판단하여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전문과학자들은 이 환경센서가 대기와 지표면의 미세먼지 유발물질인 이산화황과 이산화질소, 포름알데히드 등이 태양빛에 반사하는 정도를 관측해 지역별 농도와 이동 상황을 알려주게 된다고 밝혔다. 매번 미세먼지가 발생할 때마다 야외행사를 변경·취소해야 하는 등 수동적 자세로 임해야 했던 상황에서 미리 예측이 가능해진 것이다. 중국을 비롯 동아시아 대기상황 관측을 통해 우리나라의 미세먼지가 어디서 시작되는지를 알려주는 정확한 근거를 알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미세먼지나 황사, 스모그 등 대기오염 물질의 자국 요인을 인정하지 않는 중국에게 확실한 근거를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중국으로부터 어떤 물질이, 어떤 경로로 유입돼 미세먼지를 일으키는지 추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천리안2B호가 한반도 주변 13개국을 관측할 수 있어서 이들 국가들도 천리안2B호의 결과물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개발도상국이 많은 동아시아에서는 환경보다 산업발전에 주력하는 경향이 있어서 대기환경 악화요인이 많다. 따라서 천리안2B호의 결과물을 공유하게 되면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동아시아 전체의 공동 노력도 가능해질 것이다.

이번 천리안2B호 발사 성공으로 미국·유럽과 함께 공유하던 위성발사 계획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되었다. 미국은 2022년, 유럽은 2023년에 환경위성을 발사하도록 되어 있어 북미대륙과 유럽,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북반구 지역의 환경 감시 체제가 구축되게 되고 그 첫 발을 천리안2B호가 먼저 뗀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미세먼지·초미세먼지가 더욱 극성을 부리는 봄철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 환경위성 발사를 통해 미세먼지 경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예보의 정확도가 높아질 것이다.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도 알 수 있게 되어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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