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경 의원(왼쪽)·이상일 의원. 사진=연합 자료
전희경 의원(왼쪽)·이상일 의원. 사진=연합 자료

이상일(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비서실장) 대 전희경(미래통합당 대변인).

중도 우파 통합정당으로 거듭난 미래통합당에서 두 주요 당직자가 경기 용인병(수지) 공천문제를 놓고 물밑에서 힘겨루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는 이상일 판정승. 전희경 의원(비례)이 인천 미추홀갑으로 이동함에 따라 두 사람이 정면충돌하는 상황은 피했지만 공천관리위가 조정하는 과정에선 신경전이 치열했다고 한다.

전말은 이렇다. 경기도 지역 심사가 진행 중이던 28일 오전 용인병에 갑자기 ‘전희경 카드’가 등장했다. 용인병은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미래한국당 대표로 간 한선교 의원의 지역으로, 이상일 전 국회의원을 비롯한 5명의 예비후보들이 선거운동을 해 오던 곳이다.

그런 상황에서 용인에 서주하지 않는 전 의원이 갑자기 용인병 전략공천을 희망했다고 한다. 전 의원은 ‘한선교 의원 뜻’이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공천관리위에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명성을 쌓은 전 의원이 그간 서울 강북지역에 출마하라는 권유를 뿌리치고 용인병 출마의사를 굳힌 것이다. "한 의원의 힘을 믿고 그런 결심을 한 것"이라는 게 당내의 관측이었다.

이 사실을 안 이상일 전 의원은 전 의원에게 "정정당당하게 경선하자"고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국 사태 때 조국 가족의 특혜와 반칙, 불공정을 가장 앞장서서 비판해 온 사람이 전 의원 아니냐. 나라와 국민을 위해 더 큰 일을 하려면 공천 받는 과정부터 떳떳해야 한다. 용인병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동지들과 경선을 해서 당당하게 공천을 쟁취하라"고 했다고 한다.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 전 의원은 중앙일보 정치부장ㆍ논설위원 출신으로 2012년 총선과 대선, 2016년 총선 때 당 대변인을 지냈다. 대변인을 일곱번이나 맡았던 만큼 ‘대변인’으론 대선배다.

그럼에도 전 의원은 전략공천 희망을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공천관리위가 ‘둘 다 살리는’ 방향으로 조정을 했다고 당의 한 고위관계자가 1일 밝혔다. 공천관리위는 "비례대표 의원인 전 대변인을 갑자기 용인병에 낙하산으로 내려 보내면 특혜공천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 이상일도 필요하고 전희경도 필요하니 전희경을 이동시키자"고 의견을 모으고 전 의원을 인천으로 보냈다. 용인병은 이 전 의원 주장대로 경선으로 공천자를 결정하기로 했다. 5명 중 2명을 컷오프시킨 상태에서 이 전 의원과 권미나 전 도의원, 김정기 정치평론가를 경선 대상자로 골랐다. 경선은 일주일 정도 뒤에 치러질 예정이다.

한편, 한선교 의원은 경선에서 완전중립을 지키겠다는 뜻을 밝힌 걸로 알려졌다

황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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