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해서 잘 된 사업 찾기는 드물다. 특히 서로 다른 꿍꿍이가 있다면 그 동업의 말로는 불 보듯 뻔하다.

미단시티 개발사업이 잘못된 동업의 말로를 걷고 있다. 그것도 인천시민의 낸 세금으로 산 땅에서 외국기업들이 서로의 속내를 들쳐 내며 분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수천억 원의 피같은 세금이 투입된 미단시티 개발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미단시티 개발사업은 핵심은 카지노 복합리조트다. 이를 앵커시설로 인근 부지에 관련 시설을 유치하는 것이 주요 뼈대다.

인천시는 인천도시공사를 통해 수천억 원을 들여 땅을 샀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핵심 앵커시설을 조성해 인근 땅을 팔아 수익을 내겠다는 심사였다.

지난 2016년 출자사인 리포그룹이 지분 철회를 선언해 중국 광저우의 부동산 투자회사인 푸리그룹이 리포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등장했다.

푸리그룹은 시저스그룹과 5대 5의 지분 참여로 합작회사인 RFCZ를 만들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인직접투자 신고금액은 5억 달러(약 5천916억 원)로 현재까지 1억5천만 달러가 투입됐다.

하지만 카지노를 운영하기 위해 나섰던 시저스그룹은 주인이 바뀌면서 당장 자금을 마련할 여력을 잃었다.

시저스그룹의 운영은 미국 내 가족·휴양을 위한 카지노업을 하는 내수 위주 업체가 맡게 됐다.

마카오 진출에 실패한 시저스그룹이 경영난을 이겨내지 못한 탓이었다.

합병이든 매각이든, 결국 시저스그룹의 불확실성이 미단시티 개발사업을 추진해 나갈 동력 자체를 무력화시킨 셈이다. 시저스그룹은 미단시티 개발사업을 계속 추진할지 여부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시저스그룹과 함께 동업을 한 중국 부동산 투자회사인 푸리그룹도 사업을 계속할지에 대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미단시티 개발사업 합작법인 RFCZ는 시저스그룹과 푸리그룹의 동업 구조다.

푸리그룹은 표면적으로 자체 공사비를 마련했지만 시저스그룹 몫이 투입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두 회사는 사업비를 50대 50으로 공동 투입해 복합리조트 공사를 시작했다. 시공사는 티안리코리아 컨스트럭션으로 푸리그룹의 자회사다. 티안리코리아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쌍용건설은 공사비를 받지 못하자 유치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이 때부터 내분을 겪고 있던 두 회사의 속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푸리그룹은 시저스스룹이 2018년 8월부터 공사비를 주지 않고 ‘버티기’ 중이라며, 사업 진행에 소극적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이미 지난해 말 미단시티 개발사업에 대한 적극 추진 의사가 없음을 통보받았다며 사업 중단의 원인을 시저스그룹 탓으로 돌렸다.

시저스그룹도 즉각 반발했다.

파이낸싱 문제로 자금 조달이 늦어졌을 뿐이라며 사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시공을 맡은 티안리코리아가 푸리그룹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공사 진행과정에서 투명성이 없었다는 지적을 언급해 갈등이 촉발됐다는 시선도 있다.

카지노 복합리조트라는 핵심시설을 기대하며 인천도시공사로부터 땅을 산 토지주들은 두 동업자의 속내도 모른 채 한 없이 기다릴 뿐이다.

국내·외 상황이 이렇지만 인천도시공사는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인천도시공사는 4월 준공할 계획이었던 ‘미단시티 미분양 토지 매각 활성화 방안’ 용역을 연장키로 했다. 큰 그림을 다시 그리겠다는 판단에서다.

10년 동안 땅을 팔았지만 성과가 없어 다른 콘셉트로 계획을 수정하겠다는 것 뿐이다.

사업의 불확실성에 대한 해소가 시급하다.

푸리그룹은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부동산 투자업은 제한사업이고, 카지노 운영은 금지사업으로 돼 있다. 시저스그룹이 사업에서 손을 뗄 경우를 대비해 푸리그룹은 또 다른 동업자를 찾아야 하는 셈이다.

영종도에 들어서는 다른 카지노와 연계한 계획도 재구성해야 한다.

미단시티를 비롯한 카지노 4곳이 문을 열어도 마카오, 싱가포르 등 해외 관광도시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지리적 특성 때문이다.

 

정민교 인천 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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