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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건호(왼쪽) 블루메쯔 공동대표와 유병관 공동대표가 직접 만든 돼지 앞다리를 건조, 발효한 로우슁켄(Rohschinken)과 고기파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안형철기자.

깔끔한 테이블과 화사한 인테리어, 얼핏 보면 고급 레스토랑으로 보이는 이곳은 정육점이다. ‘블루메쯔(BluMetz)’는 분홍색 조명이 가득한 기존 정육점에서 벗어나 정육점의 미래모델을 제시한다. 정건호(47)·유병관(40) 공동대표가 의기투합해 지난 2018년 8월 성남시 수내동에 문을 열었다. 정 대표는 드라이에이징 대중화에 나선 프랜차이즈 ‘감성고기’의 창업자다. 유 대표는 독일 바이에른 식육학교에서 마이스터를 취득했다. 두 ‘고기전문가’는 색다를 ‘고기 소비’ 문화와 공간을 블루메쯔를 통해 전한다.



◇꽃, 정육점, 그리고 블루메쯔= ‘BluMetz’는 독일어 Blume(꽃)와 Metzgerei(정육점)를 조합해 만든 상호다. 가장 맛있는 고기 부위에 붙는 수식어 꽃의 의미와 꽃과 같이 아름다운 공간을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블루메쯔는 정육한 고기로 만든 소시지 등 육가공품과 이를 활용한 요리도 내놓는다. 메인요리를 주문하면 김치, 샐러드, 커피 등도 함께 즐길 수 있다. 기존 정육점과 다른 분위기, 서비스 등을 소비자에게 제공함으로써 블루메쯔를 카페와 같은 생활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

유 대표는 "정육, 육가공, 조리 등을 한곳에서 서비스하는 블루메쯔는 기존 정육점과는 다른 개념"이라면서 "다방이라는 공간이 카페로 변화했듯이 정육점 역시 새로운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전에 없던 외식문화와 사업모델을 제시한 이들의 도전은 경기농식품벤처창업센터 지원을 통해 창업 실현으로 이어졌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육성기업 선정과 함께 창업자금 3천만 원이 지원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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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형철기자

◇마장동·독일 기술력의 콜라보= 두 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 정 대표는 해운회사, IT회사 등을 거쳐 프랜차이즈 감성고기를 창업했다. 유 대표는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 공학 박사, 독일 식육 마이스터 등의 길을 걸어왔다.

정 대표는 "빵은 파티셰, 식당은 셰프, 커피는 바리스타 등 외식산업의 변화를 목격하며 정육산업이 마지막 블루오션이라고 확신했다"면서 "감성고기 창업 이전 4년 동안 마장동에서 일을 배웠다"고 돌이켰다.

유 대표는 "마이스터 자격은 도축, 발골, 정형, 가공, 발효 부문에서 1년 동안 17개의 시험을 모두 통과해야만 얻을 수 있다"면서 "응시 기회는 단 세 번뿐"이라고 강조했다.

블루메쯔는 새로운 정육점 모델을 이끌 전문가를 육성하기도 한다. 바이에른 식육학교 한국 분교와 농림축산식품부 인증 식육가공기사 전문교육기관은 블루메쯔의 또 다른 이름이다.

창업 1년 남짓, 블루메쯔의 지난해 매출은 5억 원.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지난 3월까지 약 2억5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안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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