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는 일상을 송두리째 뒤바뀌어 놓았다. 그 현상은 해양 관광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유명한 대규모 해수욕장을 탈피해서, 나의 공간이 충분히 확보되는 다소 한적하지만 자연의 풍미를 맛볼 수 있는 해안가로의 인구 이동이 많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해양관광 잠재적 수요를 가장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지역이 경기, 인천 지역 해안가이다. 상대적으로 사람들의 부대낌이 덜하고, 수도권과 가까이 있으며, 다양한 먹거리도 풍부하다. 포스트 코로나는 경기 인천 지역 해양관광에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과연 경기 인천 해역 해안가는 관광객이 다시 오고 싶을 만큼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을까? 최소한 그러한 준비와 대비를 하기 위해 이 지역 협력은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을까?

무엇보다 해안 침식 및 해저층의 퇴적 양상 변화가 심각하다. 기후변화로 인해 이에 따라 해수온 변화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바람의 강도와 방향의 계절적 변화는 파랑의 강도를 변화시켜 해저층에서의 모래와 뻘의 움직임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이 영향은 고스란히 해안선에 미치게 되고 해안 관광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해안 조망권과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된다.

해수면 상승은 또 하나 큰 요인으로, 특히 서해안의 낮은 경사의 해안선 변화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오하이오 주립대 마이클 비비스교수팀은 그린란드 빙하 녹는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2003년 이후 속도가 4배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를 미과학아카데미 회보에 발표했다. 연구에 의하면 그린란드는 2002~2016년 사이 연 2천800억t 빙하가 손실돼 전 세계 해수면이 매년 0.076㎝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졌으며, 만일 그린란드 빙하가 다 녹는다면 해수면은 7m 이상 상승한다는 분석을 발표했다.

전 세계적으로 해안가를 중심으로 많은 인구의 활동이 집중되어 이같은 해수면 상승과 태풍, 침수, 침식 등 자연재해 위험은 사회·경제적으로도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연안 침식은 자연현상의 하나이며 모래와 같은 해안의 퇴적물은 파도, 조류, 해류, 바람 등의 물리적 영향으로 침식과 퇴적을 반복한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파랑의 변화와 더불어 해안 인공구조물 설치 등과 같이 인위적 요인들로 인해 퇴적물의 자연스런 흐름을 방해하는 해류 변화 등으로 침식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유명 해수욕장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대표 해양 관광지인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으며, 해안가 도로와 건물이 붕괴된 아슬아슬한 뉴스는 해안침식의 심각성을 나타내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삼면이 둘러싸여 연안 활용도가 높은 상황에서 이러한 연안 침식 문제는 국민의 안전과 연안 생태계 환경을 저해시켜 지역 사회에 경제적 손실을 야기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일찍이 선진국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먼저 연안 침식에 대한 대응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협력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전 국토의 30%가 해수면보다 낮아 연안침식 현상은 오래전부터 국가적 문제가 되었다. 의회에서는 ‘수방법(Water Defence Bill)’을 제정, 중앙정부, 지방정부가 각각의 역할을 분담하여 체계적으로 해안선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경우 지속적으로 전국 해안선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해 연안침식 현상을 파악하고, 이를 해안선 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지방정부의 경우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해빈 모래가 움직이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해수면 상승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영국도 1980년대 중반부터 연안지역 지방자치단체, 환경식품농무부의 환경청 등이 자발적으로 연안 그룹을 구성하여 그 문제점을 해결하도록 노력했다. 프랑스 역시 연안관리 정책의 핵심은 정부 주도로 지역과 주민이 모든 정책 과정에 있어 참여가 보장돼 시행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20년부터 제3차 연안정비기본계획(2020~2029년)이 시행될 계획이 있으나 이 사업에 지자체나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사례와 같이 연안침식에 대응하기 위한 중앙과 지방의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과 더불어 지역사회 협의체 구축을 통해 연안침식 예방 및 대응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해양관광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연안관리 지역사회 협의체 구성이 시급하다.

우승범 인하대학교 해양과학과 교수, 경기씨그랜트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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