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의하면 내수에서 시작된 고용쇼크는 이제 수출 제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한다. 이달 중순 국제금융기구에서 국내 정책을 잘 이해하고 있는 IMF 아태담당 이창용 국장은 코로나19가 진정되더라도 경기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지에 의문을 표했으며,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현금 살포를 주장하는 정치인을 국민들이 선호한다면 우리나라의 앞날이 그리 밝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처럼 달러나 유로화 등 국제통화를 쉽게 발행할 수 있는 나라가 분명히 아님에도 ‘무엇이든 하겠다(Whatever it takes)’라며 과감하게 국가부채를 늘려서 부양정책을 추진한다면 다가올 어려움을 분명히 예상해야 되며 그 부작용인 거품경제를 충분히 고려하여 최적의 조합과 규모를 찾아야 한다.

우리의 경우 이미 경제 불황 중에 코로나 사태를 맞게 되어 올 1/4분기 재정적자(통합재정수치)가 45조 원으로 사상 최대다. 여당의 주요 책임자는 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이 60%이어도 괜찮다는 말까지 있다. GDP대비 국가부채 비율 40%는 국정목표와 같이 적어도 지키려고 노력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40%에 대한 특별한 이론적 근거는 없다. 하지만 세수를 고려치 않고 60%라도 큰 문제가 있겠는가하고 부채를 늘리자는 견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무책임한 발상이다.

긴급재난지원금을 이미 전 국민이 지급받고 있어 특별히 부언하고 싶진 않지만, 이는 일시적이며 국채를 발행하여 최소한의 어려움이라도 해소해보자는 보편적 복지정책의 일환이 아니었나, 다시 말해 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로 직접 피해를 본 소상공인, 중소기업,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긴급경영자금의 재원이나 취약계층 만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으로 지원했으면 과거 일본이 1990년대 일회성 현금 살포에서 효과가 별무 했었던 타산지석의 사례가 있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고용상황이 점차 악화돼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 발굴과 지원이 시급한 실정이다. 코로나19는 언택트(untact)나 랜선(온라인 공간)시대로의 빠른 진입으로 일자리와 고용유지를 통한 지역사회나 민생안정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장기적 고용안전망 구축을 비롯한 규제완화로 기업 및 자영업자 등 경영 활성화 기반 조성에도 지원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 속 거리두기 등으로 비접촉 연계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도가 지대하고 다수의 사람이 모이거나 근거리나 밀폐된 공간에서의 만남을 금지하려는 사회적 분위기와 이해도가 높아짐에 따라 ‘비접촉 비즈니스’와 연관된 서비스가 연이어 파생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교육부문도 플립 러닝(선 온라인 학습, 후 수업 진행방식)과 브랜디드 러닝(온·오프라인 통합교육)으로의 빠른 진화, 무인유통, 심지어 신선식품까지 전자상거래, 원격사무 등으로 다이나믹한 변화가 예상된다.

우리는 주로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로, 이 위기에서도 기회와 관련하여 주변의 여러 원인 중 큰 변수인 코로나19에 이어 홍콩·대만 문제 등 G2 新냉전도 매우 신경이 쓰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에 반도체 조달 루트를 차단하려는 고강도 제재를 발표하면서 미중 간 또 새로운 테크 냉전이 시작되고 있다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미·중 패권 다툼의 격화는 우리에겐 심각한 어려움이 될 수도 있다. 수출 등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야 말로 치명적이다. 다시 말해 화웨이에 대한 시스템반도체 공급 차단 제재는 국내 반도체 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으로 장차 한반도 평화와 우리 경제에 큰 비중으로 매우 우려스럽다. 우리도 코로나 이후 국제 질서의 새로운 향방과 경제적 여러 어려움 등을 고려해 최소한 자국 우선주의적 외교와 수출의 다변화를 통한 대응전략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로 대부분의 기업은 올해 사업계획과 목표의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 이 위기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1930년대 대공황 당시 뉴딜정책의 기본정신인 구제(relief)와 회복(recovery), 개혁(reform)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우리 실정에 알맞는 제개혁을 통한 언택트와 랜선이라는 ‘비대면 산업’의 디지털 비지니스화가 시급히 촉발된 현 상황에, 새로운 인프라로 ‘이 위기를 넘어 기회’를 추구하고 다시 성장하려는 힘(resilience)을 더 높여 성공적인 기회을 꼭 마련해야 한다.

김헌수 전략인재연구원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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