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동부고속도로 사업 추진 오리곡마을 인접 소음·분진 불가피
시행사, 100m 방음 터널화 제안… 비상대책위 "방지대책 내놔야"

평택시 독곡동 오리곡마을 모습. 사진=네이버지도
평택시 독곡동 오리곡마을 모습. 사진=네이버지도

"도로 사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도로가 인접하는 가옥들의 피해에 대한 최소한의 방지 대책을 달라는 것이다."

평택시 독곡동 오리곡마을에서 만난 이정훈 오리곡마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같이 말했다.

평택 동부고속화도로가 오리곡마을을 지나가자 마을 주민들이 이에 대한 피해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마을 주민들은 조용하던 마을이 고속도로 건설로 인해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됐다며 사업시행자 측과 평택시가 구체적이고 세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6일 평택시에 따르면 평택 동부고속화도로는 평택시 죽백동에서 평택시 진위면 갈곶동까지 15.77km를 잇는 도로다. 사업시행자는 ‘평택 동부도로 주식회사’라는 특수목적법인이다.

해당 도로는 국도 1호선의 상습 정체를 해결하기 위한 우회도로 신설과 평택 지역의 교통량 증가에 대한 대책 차원에서 건설되는 도로로 지난해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진행하며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오리곡마을 주민들은 이달 송북동 행정복지센터로부터 이 사업에 대한 주민 의견 청취 일정에 대한 안내 문자를 받고 도면을 확인한 결과 도로가 마을과 인접해 지나가는 것을 확인했다.

주민들은 도로와 마을 간의 최단 거리가 10여m에 불과해 소음과 분진으로 인한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또 오리곡마을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소음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환경이라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주민들은 마을 구간을 지중화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주민들의 반발에 사업시행자 측은 마을 부근 100m 정도를 방음 터널화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주민들은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사업 자체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정훈 위원장은 "사업 필요성은 공감한다"면서도 "마을 피해는 최소화해야 될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확정 고시가 나기 전에 대책을 듣고 싶은데 그런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마을주민인 임진하 송북 11통장은 "주위 환경이 삶의 순위에서 1순위"라며 "도로가 마을을 거쳐 가야만 하냐"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오리곡마을 주민들은 지난 16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만족스러운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인근 마을과 연계해 집단행동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시는 도로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했으며 향후 이 의견들을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의견을 취합한 상태며 이 의견들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표명구·김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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