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성남시 분당구 영장산 자락에 위치한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에서 만난 정성헌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은 지구온난화와 기후 문제 등 지구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생명살림운동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본부장과 한국가톨릭농민회 사무국장을 역임한 정 회장은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에 태양광을 설치해 무농약으로 채소 등을 키우며 오염된 지구를 정화하기 위한 노력을 몸소 실천하고 있었다.

올해 새마을운동 50주년을 맞아 정 회장에게 새마을회가 강조하는 생명살림운동과 새마을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었다.

-2018년 3월부터 24대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을 역임 중이다. 재임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무엇인가.
"운동이라는 것은 그 시대와 사회가 요구하는 것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기후 위기와 생명의 위기다.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 생명살림운동을 하고 있고 이 운동이 역점 사업이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려면 화석연료를 절약하는 게 기본이다. 새마을운동은 2018년 생명, 평화, 공경 운동으로 대전환했다. 현재 회원들의 이해와 지지 속에 1차 3개년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읍·면·동의 새마을 주관 행사에서는 1회 용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경북 청도에서는 후손들에게 ‘생명의 땅’을 물려주기 위해 빈 농약병을 포함해 1년에 1t 트럭 600여 대 정도의 재활용품을 모으고 생명 살림을 다짐하는 큰 축제를 벌이고 있다. 2년 동안 생명 살림 운동으로 대전환하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교육 사업과 실천 사업을 성실하게 수행했다. 특히 생명살림운동을 현장에서 교육하고 조직할 현장 강사 2천 명을 양성하는 계획을 실천하고 있다. 미리 전달된 교재를 참고로 해 현장 강사를 자원한 회원들은 참가비 10만 원을 내고 2박 3일간 개인 발표, 집단발표를 했다. 합격한 사람만 현장 강사증을 받았다. 전북 부안에서는 고령인 85세의 새마을지도자가 참여하기도 했다. 울산 울주에서는 59세 지도자가 1차에서 떨어져 재수 끝에 자격증을 획득했다. 그는 2차에 합격하기 위해 교재를 120번 정도 읽을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올해부터 오는 2023년까지 생명살림국민운동을 전개해 나간다. 생명살림국민운동의 조직적 전개를 위해 국민 5백만 명을 만나고 함께 실천한다. 생명 살림 핵심지도자 1만 명을 양성하고 ‘생명살림 1·2·3 운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생명살림 1·2·3[1건(建)·2식(植)·3감(減)]운동은 어떤 운동인가.
"운동은 목표가 분명하고 단순해야 한다. 1건(建)은 유기농 태양광발전소를 세우는 것이다. 2식(植)은 두 가지를 심는 데 바로 나무와 케나프를 심어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것을 뜻한다. 3감(減)은 화석연료, 플라스틱·비닐, 수입육고기를 30% 줄이는 것이다. 사람은 아는 만큼 관심을 두게 되고 관심을 두는 만큼 아끼게 되며 아끼는 만큼 사랑하게 된다. 그러면서 사랑하는 만큼 변화한다. 교육이나 강연에서 기회가 닿을 때마다 제가 드리는 말이다. 아끼는 것은 사랑하는 것이다. 풍요는 사랑하지 않고, 하나의 수단으로 쓰고 버리는 것이다. 아끼는 것이 물질적인 절약이나 절제의 측면도 있지만, 사랑한다는 것의 구체적인 표현일 수도 있다. 사랑은 아끼면서 시작된다. 전등 하나 끄기. 아주 작지만 근사한 운동이다. 그런 데서 희망의 싹이 많이 틀 것이다. 국민과 함께 이 운동을 직접 시작할 것이다."

-오는 25일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 대강당에서 열리는 새마을운동 50주년 행사에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새마을운동 50주년을 맞아 오는 25일 생명살림국민운동 선포대회를 열 예정이다. 앞으로 3년 동안 국민 5백만 명을 만나 생명살림국민운동을 전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우리 사회는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한 경제학자가 정상화되는 데 2년이 걸린다고 했는데 정상화의 의미가 무엇인가? 코로나19 이후 인간사회가 변화해야 한다는 진짜 의미는 생명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고 거기에 맞춰 반성과 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전처럼 많이 쓰고, 많이 버리는 것은 정상화가 아니다. 이것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국민 스스로 깨우쳐 국민운동으로 시작해야 가능하다. 기미 독립운동 때 국민의 10%인 2백만 명이 만세운동을 했다. 현재 국민의 10%인 5백만 명이 동참하면 세상이 바뀔 것이다. 우리 스스로가 바뀌면 정부와 기업이 바뀌게 된다. 온 마음, 온몸으로 정성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 행사에서 쓰레기가 발생하는 것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우리밀국수와 채소를 먹고 뷔페식의 음식 대접은 안 한다. 생명살리기 운동은 생활에서 실천이 돼야 한다. 행사의 형식 자체가 생명살림운동에 맞게 가는 것이다."

-최근 경기도새마을회 50년사가 출간됐다. 경기도의 새마을운동 역사를 엮은 의미 있는 성과다. 새마을중앙회장으로서 경기도 지역의 새마을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말한다면.
"지난해 수원에서 개최된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 대통령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새마을운동은 현재진행형’이다. 지금 우리는 새로운 50년을 준비해 가고 있다. 새마을운동은 절대가치인 생명, 평등을 넘어선 평화, 인권을 넘어선 사람과 뭇 생명에 대한 공경을 생각하고 확산해야 한다. 이와 같이 새마을운동이 대전환하기 위해서는 경기도 새마을 가족 모두가 더 많이 배우고 실천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새마을운동은 미래를 주도해 가는 운동이 될 것이고 개인과 사회와 뭇 생명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 될 것이다. 경기도는 인구가 제일 많다. 또 대도시, 소도시 도농복합도시 등 도시 형태도 다양하다. 큰 산은 없지만, DMZ와 큰 항구를 가지고 있다. 경기도가 잘하면 나라 전체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새마을운동이 어떤 운동인지 잘 모르는 이들도 있다. 새마을운동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새마을운동은 50년 전 근면, 자조, 협동의 깃발 아래 절대 가난에 허덕이던 우리의 처지를 극복한 위대한 역사적 경험과 성취를 간직하고 있다. 사회운동은 그 시대의 가장 근본적이고 절실한 요구를 깨닫고 그에 응답하는 사람들의 사회적 실천행위다. 예전에는 잘 살기 위해 근면·자조·협동을 하는 것이 맞았다. 열심히 스스로 함께 일해서 잘살아 보자는 것이다. 이것이 목표이자 새마을정신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열심히 일하다 보니 생명이 견뎌낼 수 없는 세상이 됐다. 그래서 이제는 생명, 평화, 공경이 새마을운동의 정신이다."

-향후 새마을운동중앙회를 운영하면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
"재작년 취임 이후 100여 일 동안 3천여 명의 지도자들과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눴다. 운동이란 가장 근본적이고 절실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인데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생명이다. 기후변화를 넘어 이제는 기후 위기다. 대한민국은 그동안 불을 많이 쓴 나라이니 더 빨리 망가질 것이다. 생명은 절대가치, 근본 가치이니 두말할 필요가 없다. 평등을 넘어 평화로 갈 때 평등이 실현된다. 한 차원 더 높은 것을 추구해야 그 아래 단계가 실현된다. 공경도 마찬가지다. 인권을 넘어 공경으로 갈 때 인권이 실현된다. 생명평화공경을 중심 가치로 두고, 평화와 공경을 양 날개로 생명살림운동을 실천해야 한다. 실제 생활 운동으로 실천해야 생활이 바뀐다. 새마을운동은 생명살림운동으로 대전환을 해 읍면동 사업에서 일회용품을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생각을 바꾸면 생활이 바뀌고, 생활이 바뀌면 세상이 바뀌어 문명을 바꿀 수 있다. 우리가 실천으로 옮길 때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거대 문명을 바꾸는 원동력이 나오는 것이다. 올해부터 3년간 5백만 명의 국민을 직접 만나 설명하고, 국민과 함께 생명살림운동을 펼쳐 나갈 것이다. 생명 가치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바람직한 운동이 현장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새마을운동과 관련,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코로나19 사태는 자연파괴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당연히 그 해답은 자연복원이다. 사람들은 자연복원 방법이나 자연의 가치는 모두 알고 있다. 다만 가장 근본적이고 절실하다고까지 생각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근본적인 대전환 없이는 자연복원이 안 된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절실히 깨닫기 바란다. 제가 새마을운동중앙회에 온 지도 3년째다. 처음에는 작은 밭을 만들고, 나무를 심었다. 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으니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 잔디 마당에 새가 엄청나게 많이 늘었다. 거미집과 벌레도 많아졌다. 미세먼지 문제가 발생하고 지구온난화가 나타난다는 건 하늘이 죽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미세먼지로 숨을 제대로 못 쉬고 있다. 이 문제를 10년 내에 해결을 해야 되는데 생명살림운동 외에는 해결 방법이 없다. 우리가 나서서 큰 운동으로 만들고자 한다. 인간이 노력하면 복원은 가능하다. 연수원에 아스팔트 500평을 걷어내고 유기농 밭과 태양광발전소를 만들었다. 첫해에 마늘과 양파를 심었는데, 크기가 탁구공만 했다. 다음 해에는 화학 농법에서 생산하는 크기의 40% 정도가 됐다. 아스콘으로 죽어가던 땅도 걷어냈다. 정성을 기울이면 회복되는 속도가 빨라진다. 10년의 정성을 들이면, 생명은 다시 응답한다. 이번 코로나19 교훈을 쉽게 버리지 말아야 한다. 자연이 파괴돼 인간과 야생동물의 완충지대가 없어져서 발생한 것이 코로나19 사태다. 이를 깨닫고 10년만 노력하고 실천하면 생명력은 복원될 것이다. 이제 10년밖에 남지 않았다. 2040년 기후 이탈이 오기 전까지 집중해서 노력할 시간은 고작 10년이다. 우리 스스로 실망하지 않고 끈질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힘이 세상을 바꿀 것이다."

김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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