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재학생 최대 30% 감소 예상… 대학 평가 충원율·중도탈락률 직결
정부 지원·학자금대출 악영향 우려

23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에서 열린 '경희대학교 학생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경희인 집중공동행동'에서학생들이  등록금 반환과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대학생 이모(23)씨는 2학기 휴학을 앞두고 있다. 이 씨는 1학기에 수강한 온라인 강의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학기 역시 온라인 강의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자 망설임 없이 휴학을 하기로 결정했다.

#대학생 한모(21)씨도 다음 학기 휴학을 결심했다. 예체능 전공은 실기 수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강의가 온라인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온라인 강의는 소위 ‘가성비’가 좋지 않다며 학업 대신 아르바이트를 고려하고 있다.


등록금 반환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경기도내 대학들이 2학기 재학생 충원율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29일 도내 대학들에 따르면 2학기 대규모 휴학이 점쳐져 학교 재정 타격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일 지속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대학가는 2학기 온라인 강의를 놓고 고심하는 모양새다. 대학들은 ‘대면 수업 진행은 논의 예정’이라고 하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온라인 수업 연장이 유력하다는 예상이 커지고 있다. 이에 1학기 온라인 수업을 경험한 대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판단해 휴학을 결심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대규모로 휴학을 한다면 도내 사립대학들의 2학기 재정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교육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전국 사립대학교의 등록금 의존율은 평균 54.1%에 달한다. 재단 등 기타 안정적인 수입원을 가지고있는 대학들도 일부 있지만, 대다수의 사립대학들은 등록금 수입이 줄어들 경우 재정에 타격을 입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2학기도 온라인 수업 위주로 진행하는 것이 맞지만, 또 다시 온라인 수업으로 한 학기를 운영한다면 대규모 휴학이 예상돼 선뜻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도내 A대학교 관계자는 "온라인 수업을 선호하는 학생들은 2학기 역시 등록을 하겠지만, 대면수업을 선호하는 학생들은 휴학을 고려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2학기 재학생이 최대 30%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대학가는 비상"이라고 말했다.



◇2학기 재학생 충원율 ‘어쩌나’ = 일각에서는 2학기 재학생 충원율이 낮으면 각종 정부 평가에서 악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학생들의 대규모 휴학이 발생하면 대학 평가지표 중 재학생 충원율, 중도 탈락률 등과 직결된다.

한국교육개발원 대학역량진단센터는 오는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을 실시할 예정이다. 일반대의 교육 성과 항목을 살펴보면 ‘학생 충원율’ 중 신입생 충원율과 재학생 충원율이 포함돼 있다. 전문대도 마찬가지로 학생 충원율(신입생·재학생)을 평가 받아야 한다.

평가 결과에 따라 일반재정지원·특수목적 재정지원·국가장학금 학자금대출 등을 지원받을 수 있는데, 재정 지원 제한 대학으로 평가받을 경우 대학 혁신지원사업과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 등 지원이 불가하다. 대학 입장에서는 재학생 충원율을 소홀히 여길 수 없는 것이다.



◇교육부 "대학 우려 알고 있어…대책 마련 최선" = 교육부는 대학 재정난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2학기 대면수업 여부는 섣불리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등록금 반환 역시 각 대학들의 자율에 맡기되 직접 지원은 어렵다는 뜻을 표했다. 또 대학들이 우려하고 있는 ‘2학기 재학생 충원율’은 각종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들이 재정난 우려가 큰 것을 알고 있다. 적절한 조치를 위해 지속적으로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휴학 기조가 이어진다면 각종 진단 평가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올 2학기 재학생 충원율이 직접적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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